회사에서 내 컴퓨터만 로그인이 자꾸 풀림
회사에서 내 컴퓨터만 로그인이 자꾸 풀림. 오늘도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로그인 화면이 떠 있길래, 내가 뭘 잘못 눌렀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멀쩡히 접속해 있는데, 유독 제 PC만 몇 분마다 “보안 정책에 따라 다시 로그인하세요” 같은 멘트로 저를 다시 새로 부르더라고요.
처음엔 정말 제 잘못인 줄 알았어요. 비밀번호를 저장 안 해놨나, 윈도우 절전 모드가 로그인 쿠키를 날리나, 브라우저 설정이 꼬였나. 그래서 보안팀에 물어보기 전에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습니다. 비밀번호 저장 다시 체크하고, 쿠키 삭제도 안 하게 막아보고, 절전 설정도 바꿔보고, 심지어 “내가 뭔가를 클릭해서 로그아웃을 유발했나” 싶어서 마우스 움직임도 의심했어요.
그런데 가끔은 더 황당한 타이밍에 풀립니다. 예를 들어 회의 시작 30초 전, 발표 파일 열어두고 “이제 편하게 하자” 하는 순간에 딱 풀려요. 화면이 꺼졌다 켜지면서 로그인 화면으로 바뀌는데, 그때마다 화면 앞에서 제가 조용히 멘트를 만들게 되더라고요. “네, 지금 보안팀이 제 발표를 대신 검열하고 있습니다.” 농담처럼 넘기긴 했지만 속으로는 진짜 짜증이 났습니다.
그래서 IT 쪽에 문의했더니 돌아온 말이 더 웃겼어요. “해당 계정은 다른 단말에서도 로그인 이력이 있으면 자동으로 해제될 수 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자마자 제 자신을 돌아봤습니다. 혹시 집에서 VPN 켜놓고 자동 로그인 되는 게 있나, 스마트폰에서 앱이 계속 동기화되나, 심지어 예전에 썼던 노트북이 창고 어딘가에 남아있나. 열심히 찾아봤지만, 발견된 건 제 양심과 제 파일만 있었습니다.
담당자님은 테스트를 하자고 하면서, 로그인 관련 로그를 봐주겠다고 했어요. 그날 오후에 연락이 왔는데, 핵심은 이거였습니다. “특이하게도, 당신 PC만 로그인 세션 시간이 비정상적으로 짧게 잡혀 있어요. 하드웨어나 네트워크 설정 쪽을 의심해야 합니다.” 네트워크? 하드웨어? 제 PC가 뭔가 “나는 잠깐만 일하고 싶다”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갖고 있는 건가 싶더라고요.
결국 설정을 손봐달라고 해서 랜선도 바꿔보고, 네트워크 어댑터 절전 옵션도 끄고, 공유기 설정까지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다 건드렸습니다. 그런데도 증상은 똑같이 반복됐어요. 특히 이상한 건, 로그인이 풀릴 때마다 회사 내부에서 제 PC만 유독 “새 장치 등록”처럼 반응하는 느낌이 든다는 거예요. 그럴 때마다 관리자 화면 어딘가에서 누가 저를 또 한 번 “승인 처리”해주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어요.
동료한테도 얘기했더니, 사람이 참 다양하더라고요. 어떤 분은 “혹시 보안 정책이 당신만 특별히 엄격한가 봐요”라고 농담했고, 또 어떤 분은 “점심 먹고 돌아오면 풀리는 거 보면, 점심값 결제 내역 때문에 인증이 끊기는 거 아닐까요” 같은 말까지 했어요. 저는 그 말에 크게 공감하면서도, 결론은 같았습니다. 이유를 못 찾으니까 결국 제 업무만 손해 보는 상황이 계속되는 거죠.
그러다 어느 날, 진짜로 황당한 단서를 발견했습니다. 제가 쓰는 키보드가 있었는데, 그 키보드가 가끔 특정 키를 제가 누르지도 않았는데 눌린 것처럼 반응하더라고요. 특히 Ctrl이나 Alt가 연달아 눌린 것 같은 이벤트가 로그에 잡히는 순간이 있었어요. “혹시 이게 단축키로 뭔가를 호출하는 건가?” 싶어서 키보드를 다른 걸로 교체했더니, 그날부터 이상하게도 로그인이 풀리는 빈도가 확 줄어들더라고요. 아, 내 PC가 문제가 아니라 내 키보드가 “보안 모드로 전환!”을 하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마무리는 이렇게 됐습니다. 키보드 교체하고 나서도 가끔은 풀리긴 했지만, 예전처럼 매일 반복되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저 자신에게 아주 가벼운 교훈을 남겼습니다. 어떤 문제는 로그인이 아니라 주변 장치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회사에서 제 컴퓨터만 로그인 자꾸 풀리는 게 제 운명이 아니라, 키보드가 제 업무를 자꾸 “다시 시작” 버튼으로 보내고 있었던 거라는 사실이 아직도 좀 웃겨요. 결국 보안팀은 틀리지 않았고, 문제는 제 PC가 아니라 제 키보드의 성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