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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내 집들이 선물로 똑같은 걸 2개 줌

2026-08-01 20:41:11 조회 9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가족이 내 집들이 선물로 똑같은 걸 2개 줌. 이게 무슨 말이냐면, 내가 진짜 열심히 ‘이번엔 우리 집에 딱 맞는 걸로’ 고르고 골라서 장만한 걸 생각하면, 선물도 최소한 감성은 맞춰줘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거든.

집들이 날 아침부터 나는 들뜬 마음으로 현관 앞에 신발 정리하고, 거실 동선 맞추고, 조명도 “오늘은 좀 따뜻하게 보이게 해줘” 모드로 해뒀다. 손님 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냉장고 열어보는데, 마침 집들이용 간식들이 이미 반쯤 차 있어서 ‘아, 내가 준비를 잘했구나’ 하고 스스로 칭찬까지 했음.

근데 가족이 들어오자마자 첫마디가 “집들이 선물! 하나 더 있어!” 이거였다. 나는 “와, 두 분이 나눠서 주시는 건가?” 싶어서 웃으면서 포장을 받았는데, 종이봉투에서 나오는 포스가… 똑같았다. 똑같은 브랜드, 똑같은 색, 똑같은 사이즈. 심지어 포장지에 붙은 스티커 문구까지 거의 같은 톤으로 적혀 있었어.

처음엔 내가 뭘 잘못 본 줄 알았다. 그래서 “혹시 하나는 다른 거예요?”라고 물어보니까, 어머니가 아주 태연하게 “어? 응, 그냥 같은 걸로 두 개 샀어. 네가 좋아할 것 같아서”라고 하셨다. 나는 그 순간 머릿속이 잠깐 멈췄다. 좋아할 것 같아서라면, 최소한 ‘두 개가 필요한 이유’라도 설명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집들이 선물은 ‘공기청정기용 향’ 같은 소소한 거면 그러려니 하는데, 하필이면 거실에 놓는 용도라서 더 어색했다. 하나를 뜯어보면 너무 멀쩡해서, 둘째도 똑같이 뜯을 수밖에 없잖아. 그래서 나는 둘 다 꺼내서 살짝 비교해봤다. 결론은 “똑같음 100%”였다. 심지어 포장 구성품도 똑같아서, 설명서도 두 장이 똑같이 내 앞에 떨어졌다. 설명서가 2개면 뭐가 달라지지? 싶은데, 달라지는 게 없더라.

그래서 나는 웃으면서 “근데… 하나만 주셔도 충분했을 텐데요?”라고 했더니, 아버지가 “집에 뭐든 하나만 있으면 불안하잖아. 두 개면 든든하지”라고 하셨다. 이게 아버지 논리의 핵심인 것 같았다. 세상 모든 문제는 ‘반복’으로 해결된다. 같은 물건 두 개면 마음의 안정이 생긴다. 그 논리면 내 인생도 이제 두 개씩 준비해야 하나 싶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나랑 같이 온 친구가 선물 포장을 구경하다가, “와 이거 진짜 좋네. 근데 두 개면… 하나는 나중에 또 쓰겠다는 거야?”라고 농담했는데, 그 말에 어머니가 딱 맞장구를 치는 거다. “응, 나중에 또 집들이하면 되지!” “네가 또 집들이를 해?” 나는 너무 웃겨서 웃었는데, 속으로는 ‘내가 언제 집을 또 구해?’라고 생각했다.

그날은 손님들 앞에서 괜히 티 내기 싫어서, 나는 두 개를 나란히 배치해두고 ‘오늘의 인테리어 포인트’인 척했다.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진짜 문제를 깨달았어. 하나는 향이 은근하게 올라오는데, 두 개를 같이 켜면 향이 아니라… 분위기 전체가 ‘누가 집에서 행사라도 여나’ 싶을 정도로 풍성해지는 거야. 거실 공기가 달라졌다는 느낌이 들었고, 나는 내 집이 내 집인데도 갑자기 호텔 로비에서 나는 향처럼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체크인 버튼을 누르게 될 뻔했음.

결국 나는 다음날부터 해결책을 찾으려고 했는데, 방법이 딱 하나더라. “하나만 쓰고 하나는 비상용으로 보관한다.” 이게 가족의 철학이기도 하고, 내 마음도 그 철학에 맞춰야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서 둘 중 하나를 박스에 다시 넣어두고 라벨도 붙였다. 라벨에 “비상용”이라고 써놓는데, 쓰면서 내가 좀 웃겼다. 비상용이라면 언제 터질 일이 있나. 설마 또 집들이를 하라고 가족이 예고한 건가?

그 뒤로 가족 단톡방에서 집들이 얘기가 다시 나올 때마다, 나는 “다들 똑같은 걸 두 개씩 주는 방식은 이제 그만해요”라고 농담을 던지곤 한다. 그러면 어머니는 “다음엔 너 원하는 걸로 하나 줄게”라고 말하면서도, 얼마 뒤에 또 똑같은 걸 두 개 보내더라. 나는 이제 이해했다. 우리 가족은 ‘선물’이 아니라 ‘시스템’을 주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시스템의 결론은 늘 똑같아. 내 집은 늘 든든하고, 내 방은 늘… 향으로 가득 차 있다. 이번엔 내가 먼저 비상용을 쓸 차례가 올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정말 “집들이 한번 더”를 해야 하니까, 그때는 내가 똑같은 걸 두 개가 아니라, 원하는 걸 두 개로 만들어서 돌려주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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