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에서 주소를 수정했는데도 엉뚱한 곳으로감
배달앱에서 주소를 수정했는데도 엉뚱한 곳으로감… 이거 진짜 멘탈이랑 배달이랑 같이 굴러떨어지더라.
처음엔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어. 원래 살던 곳 말고 잠깐 이사해 있는 집이라, 배달앱에도 주소를 늘 확인하고 넣어두는데 그날은 갑자기 급하게 문구를 고쳤거든. “동/호수” 쪽이랑 건물 이름이랑, 정확히 확인하고 저장까지 눌렀지. 배달 시작 알림 뜨는데, 나는 마음이 편했어. 드디어 오늘은 따뜻하게 먹는다, 이런 느낌으로.
근데 문제는 음식이 오는 소리가 아니라, 연락이 먼저 왔다는 거야. 기사님이 전화하셔서 “혹시 여기 맞나요?” 하는데, 지도에 찍힌 위치가 내 집이랑 완전히 달랐어. 아니, 달랐다기보단… 지도상에 완전 다른 동네처럼 보이는 수준. 나는 “네? 저는 여기 주소로 수정했는데요” 하면서 스스로도 방금 방금 저장이 됐는지 다시 확인했지.
기사님은 이미 도착한 상태처럼 말하더라. “여기가 101동인데요, 혹시 2동 아니신가요?” 하고 주변 사진도 보내줬어. 사진 보니까, 내 건물은 정문에 카페 간판이 딱 있고, 주차장 앞에 작은 화단이 있는데… 기사님이 보낸 곳은 화단도 없고, 입구부터 완전 다른 데였음. 나는 확인 화면을 다시 켰는데, 분명히 내가 저장한 주소는 내 집으로 되어 있었어. 그럼 뭐가 문제지? 저장이 아니라 다른 데이터가 갔나?
그래서 나는 앱에서 주소를 여러 번 확인했어. “주소 수정됨”이라고 표시가 떠 있고, 배달 받을 때 쓰는 주소도 내 집으로 되어 있었고, 심지어 결제 화면에서도 주소가 맞게 나오더라. 근데 기사님 위치는 계속 엉뚱한 곳. 이때부터 머릿속에서 딱 떠오른 생각이 있었어. “혹시… 아까 수정 누를 때 저장이 아니라 예비 저장만 했나?” 근데 아니었어. 기록에도 남아 있고, 내가 캡처까지 해놨거든. 캡처 보면 내 집이 맞아.
기사님은 “주소가 상점 기준으로 잡히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건물 이름이랑 층 정보가 헷갈린 것 같아요”라고 하셨어. 그 말이 너무 현실적이라 더 열받았어. 헷갈린 게 아니라 내가 제대로 수정했는데, 앱이 어디선가 다른 규칙을 따라간 거잖아. 배달앱 입장에서는 “주소”가 아니라 “라스트 마일” 같은 다른 좌표 체계를 쓰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 나는 고객센터에 연락하자니 이미 음식이 출발한 것 같고, 취소하면 또 시간이 늘어날 것 같아서 어정쩡하게 기다리게 됐어.
결국 나는 기사님이 있는 위치로 다시 길을 설명해드렸지. “정문 카페 간판 보이실 거예요. 거기 기준으로 오시면 됩니다”라고 했는데, 이게 또 웃긴 게, 기사님은 카페 간판이 아니라 다른 가게 간판을 보며 헤매고 계셨대. 나는 지도에서 건물 모양까지 확인하면서 “이쪽으로 한 번만 돌아오시면 됩니다”라고 계속 말했는데, 그 사이 앱에서는 내 주소가 자꾸 ‘완료’처럼 떠. 완료는 됐고, 현실은 엉뚱했음. 내가 주소를 바꾼 게 아니라, 주소를 바꾸는 순간이 늦게 반영된 걸까? 아니면 주문 생성 시점에 이미 다른 정보가 박혀버린 걸까?
도착까지 결국 한 20분이 추가됐어. 따뜻할 확률이 줄어드는 시간이었지. 음식 받고 나서도 씁쓸했는데, 더 기가 막힌 건 그다음이야. 앱에서 “주소 수정 내역”을 보니까, 수정은 내 집으로 잘 되어 있는데 “주문 당시 사용된 정보” 같은 항목이 따로 있더라. 거기에는 내가 수정하기 전 주소랑 거의 비슷한 형태가 들어가 있었어. 그러니까 내 수정은 ‘다음 주문’에나 적용되고, 현재 주문은 이전 데이터로 이미 날아간 거지. 나는 그걸 보면서 속으로 “나는 주소를 고쳤는데, 주문은 이미 다른 주소를 품고 있었구나”라고 체념하게 됐어.
그날 이후로 나는 배달앱을 켤 때마다 주소를 두 번, 아니 세 번 확인해. 수정 저장 확인도 하고, 배달 받을 때 표시되는 좌표도 다시 보고, 심지어 배달 시작 버튼 누르기 직전에 한 번 더 쳐다봐. 그리고 기사님께는 혹시 모르니 문자로 한 줄 더 보내. “정문 카페 간판 있는 쪽 맞습니다!” 이거 하나가 생각보다 생명을 구하더라. 결국 주소는 내가 고치는 게 아니라, 앱이 고치는 게 아니라, 누가 언제 무엇을 ‘읽었는지’가 중요했던 하루였던 거지.
그래도 웃긴 건… 나중에 다시 주문했을 때는 주소가 완벽히 맞았어. 그런데 배달 완료 알림이 뜨고 나서 한참 뒤에 생각이 났지. “아까 그 엉뚱한 주소로 배달 갔던 사람은 지금쯤 뭐 먹고 있었을까?” 하며 상상하다가, 내 인생이 정말 배달보다 더 느리게 수습되는 걸 깨달았어. 다음 주문부터는 내가 먼저 수습하자. 배달앱은 그래도 사람이니까, 주소만큼은 내가 손으로 붙잡고 가는 편이 마음이 편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