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트렁크에서 장갑이 발견돼서 당황
차를 몰고 집에 가던 날이었는데, 트렁크에서 뭔가 “툭” 하고 가벼운 소리가 났어요. 솔직히 저는 차 소리에는 예민한 편이 아니라서, 그냥 짐이 좀 밀렸겠거니 하고 대충 넘기려 했죠. 그런데 운전석에서 핸들 잡고 있는데 계속 마음 한구석이 찝찝한 거예요. ‘어? 뭐가 있나?’ 싶어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트렁크 열어봤습니다.
열자마자 제일 먼저 보인 건, 생각보다 깔끔하게 접혀 있던 장갑 한 켤레였어요. 문제는 제가 그 장갑을 산 적도 없고, 차에 넣어둔 기억도 없다는 거죠. 게다가 장갑이 그냥 대충 굴러다니는 게 아니라, 비닐 포장 같은 데에서 막 꺼낸 것처럼 새것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지더라고요. “내 차에 누가 손을 넣은 건가?” 이런 생각이 갑자기 스쳐 지나갔어요.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어요. 예를 들면 주차장 경비가 잠깐 뭘 넣어놨다거나, 누가 잠깐 차를 만졌거나 같은 시나리오요. 그런데 제가 장갑을 발견한 위치가 트렁크 안쪽 수납칸, 그중에서도 딱 사람 손이 닿기 편한 자리에 있더라고요. 그냥 차 바닥에 굴러다니는 수준이 아니라, 누군가 “여기”라고 정해둔 것 같은 느낌이라 더 이상했어요.
그래서 차 문 열고 닫는 걸 다시 떠올렸습니다. 그날 아침에 분명히 제 차는 잠겨 있었는데, 혹시 제가 깜빡했나 싶더라고요. 물론 CCTV 같은 건 제 차 위치가 애매해서 바로 확인도 안 됐고요. 저는 트렁크를 이리저리 들춰보면서 다른 물건이 더 있는지 봤어요. 그런데 장갑 말고는 아무것도 없고, 다른 건 다 제 짐 그대로였어요. 그나마 다행인데, 장갑 하나만 딱 남아있으니 더 괴상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더 당황한 건, 장갑이 한 켤레인데도 제 손에 딱 맞는 사이즈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제가 자주 쓰던 장갑 사이즈랑 비슷하거든요. “혹시 누가 나 맞춰둔 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면서, 갑자기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어요. 저는 장갑을 만지지도 않고 그냥 다시 트렁크에 놓아두고, 일단 휴대폰부터 켰습니다.
먼저 확인한 건 제 주변 사람이었어요. 어제나 그 전날에 제가 같이 탄 사람이 있나, 누가 제 차를 대신 주차해준 적이 있나, 이런 걸 하나씩 체크했죠. 그런데 그런 사람은 없었고, 가족도 “우리는 그런 거 안 넣었어”라고 하더라고요. 그 순간 머릿속에 딱 한 가지가 떠오르긴 했습니다. 제가 가끔 주차장 내려갈 때 경로가 꼬이면, 근처 정비소 앞에 잠깐 들렀다 가는 날이 있거든요. 그게 떠오르면서, 그쪽에서 뭔가 떨어진 걸 누군가 “정리”하다가 제 차로 옮겨버린 걸까 싶었죠.
근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더 생겼어요. 저는 정비소에 들렀다는 기억은 있는데, 그날은 딱히 장갑 같은 걸 받을 일이 없었거든요. 혹시 누가 그날 장갑을 잃어버렸고, 제 차 트렁크에 넣어둔 걸 누군가가 다시 실수로 가져간 건가… 이런 추측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어요. 저는 그 장갑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다가, 결국 스스로에게 말했죠. “정답은 아무도 모른다.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건 확인하고 정리하는 거다.”
그래서 저는 장갑을 세차장에 가져가서 ‘누가 주워둔 게 있나’ 물어볼까 하다가, 그건 또 너무 엉뚱한 행동 같아서 일단 보류했어요. 대신 차 내부를 전부 닦아보고, 잠금장치도 다시 확인하고, 다음 날 회사 주차장에서 다시 한 번 같은 자리를 봤습니다. 결과는 같았어요. 장갑은 그대로 있었고, 추가로 뭐가 더 나타나진 않았죠. 저는 그러면 적어도 “누군가 계속 넣고 있다” 쪽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럼 결론은 뭐냐. 딱히 설명이 안 되는데, 시간 지나면 사건이 사건처럼 남는 게 아니라 그냥 찝찝함으로 남더라고요. 저는 결국 그 장갑을 제 생활용품 통에 넣어두긴 했습니다. 쓰긴 쓸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아직도 가끔은 운전하다가 사이드 미러 볼 때, 머릿속에 그날 트렁크 열던 장면이 스치거든요. 이상하게도 그 장갑을 낀 날엔 손이 좀 따뜻하고, 장갑이 생각보다 편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그냥 이렇게 생각합니다. “내 차가 나한테 한 번은 서비스 해줬나 보다.”
물론 제일 웃긴 건, 제가 그 장갑을 찾았던 날이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서 괜히 긴장했던 날인데, 정작 아무 일도 없었다는 거예요. 트렁크에서 나온 건 장갑뿐이고, 제 멘탈만 먼저 점검받았죠. 그래서 지금도 차 트렁크 열 때마다 습관처럼 확인합니다. 다음엔 또 뭐가 나오려나… 하고요. 그런데 설마 이번엔 양말 한 짝이 아니라, 제 상식도 한 켤레로 다시 찾아주진 않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