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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할 때 상대가 내 말 끝마다 ‘~요’ 붙임

2026-08-05 00:41:12 조회 6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연애할 때 상대가 내 말 끝마다 ‘~요’ 붙임. 이게 뭐냐면요, 처음엔 진짜 귀여운 포인트인 줄 알았어요. 근데 어느 날부터 대화가 “나: 어제 영화 봤어. 상대: 재미있으셨죠~요” 이런 느낌이 돼서, 어느 순간부터 내 말이 끝날 때마다 제 머릿속에 작은 알림창이 뜨는 기분이었습니다. ‘지금 말 끝났고요, 상대가 그 끝을 받아서 살짝 올려요.’

처음 만났을 때는 그냥 말투가 다정한가 보다 했죠. 상대는 뭘 하든 조용히 웃고, 배려가 몸에 밴 타입이었거든요. “밥 먹었어?”라고 물으면 “아직이요~요”가 아니라 “아직 안 먹었어요~요”처럼 자연스럽게 들렸어요. 그런데 연애가 깊어질수록, 감정이 묻어나는 말에서도 그 ‘~요’가 계속 붙는 거예요. 제가 신나서 “나 완전 기대 중이야!” 하면 상대가 “기대 중이시죠~요”로 받아치는 식이랄까요.

문제는 그 ‘~요’가 단순히 존댓말의 끝이 아니라, 제 문장 뒤에 작은 리본을 묶어 주는 역할을 한다는 거예요. 제가 “나 오늘 좀 피곤해”라고 하면 상대가 “피곤하신 날이셨죠~요.” 제가 장난으로 “피곤해도 너 보면 좀 풀려” 하면 상대가 “저 보면 풀리시겠죠~요.” 말의 내용은 다 맞는데, 분위기가 자꾸 동화책 낭독처럼 정리되는 느낌이랄까요. 저는 내 말이 살아있는데, 상대는 제 말을 한 번 더 가공해서 내 앞에 ‘정중 버전’으로 내놓는 느낌이었어요.

처음엔 그러려니 했는데, 하루는 제가 진짜 속상해서 툭 던졌어요. “나 요즘 좀 외로운 것 같아.” 그랬더니 상대는 눈을 마주치고, 아주 다정한 톤으로 “외로우셨죠~요.” 이 말이 틀린 건 아니었어요. 오히려 제가 “아, 알아주네” 싶을 정도였죠. 근데 이상하게도 그 뒤에 따라오는 감탄이 없고, 질문도 없고, 그냥 ‘~요’로 문장이 마무리되는 느낌이라 제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어요. 위로는 위로인데, 감정의 온도가 딱 한 단계 낮아진 채로 전달되는 느낌이랄까요.

그때부터 저는 스스로 눈치를 보게 됐어요. 상대가 제 말을 받을 때마다, “지금 내 말이 정확히 어떻게 들리고 있는 거지?” 같은 생각이 스쳤거든요. 그래서 저는 일부러 말을 천천히 해봤어요. “오늘… 그냥… 좀…” 하고 끊는 연습까지 했는데, 끊는 순간에도 상대는 “그냥… 힘드셨죠~요”처럼 매끈하게 이어가더라고요. 끊어도 이어가고, 숨 돌려도 이어가고, 제가 침묵하면 “잠깐만 생각하시는 거죠~요” 이렇게 따라오니까 결국엔 제가 말하는 것 자체가 숙제가 됐습니다.

그래서 결국 상담(?)을 하듯이 얘기했죠. “너 말 끝에 ‘~요’ 붙이는 게 습관이야?”라고 물어봤어요. 상대는 깜짝 놀라더니 “어? 나는 그냥 예의로 붙이는 건 줄 알았는데… 너 불편했어?” 그러면서 진짜 진지하게 자기 말투를 돌아보더라고요. 그 순간엔 마음이 좀 풀렸어요. 솔직히 저는 상대가 나를 덜 존중해서가 아니라, 나를 존중하려는 방식이 너무 과해져서 생기는 미묘한 간극이었거든요.

근데 또 이상한 게, 제가 “불편해”라고 딱 잘라 말하지 못했어요. 왜냐면 상대는 그 ‘~요’를 붙일 때마다 표정이 너무 성실했거든요. 말투를 고치려는 노력도 실제로 보였고요. 그래서 저는 타협안을 내렸죠. “나는 ‘~요’가 없어도 알아서 고마워져. 말 끝에 붙이지 말고 그냥 편하게 이야기해줘.” 그렇게 말했더니 상대가 “알겠어요. 앞으로는… 그냥 말할게요.” 하는데, 문제는 다음 날부터 오히려 상대가 너무 급하게 말하는 거예요. “좋아. 나 오늘… 가고 싶어. 너도… 좋지?” 이런 식으로요. 그건 그거대로, 갑자기 제 커뮤니케이션이 게임 전투 모드로 들어간 느낌이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중간 지점을 찾았어요. 상대는 ‘~요’를 완전히 없애진 못했는데, 대신 상황에 따라 조절하기 시작했죠. 예를 들면 기분 좋은 얘기에는 “~요”를 줄이고, 중요한 얘기에는 아주 살짝만 붙이는 식으로요. 저는 그게 더 좋더라고요. 예전엔 제 말 끝마다 리본이 달리더니, 이제는 리본이 필요할 때만 묶이는 기분이랄까요. 그리고 어느 날은 제가 스스로 장난을 쳤습니다. “나 오늘 좀 무거운 말 있어.” 하니까 상대가 “무거우신… 아니, 무거운 말이신 거죠~요” 하더라고요. 그 순간 웃음이 나와서, 제가 “야,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오히려 귀여워”라고 했더니 상대도 진짜 크게 웃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요’는 단순한 말버릇이 아니라 상대가 저를 대하는 방식이었던 것 같아요. 다정하게 붙잡고, 놓치지 않으려고 문장 끝을 살짝 확인하는 습관. 그래서 저는 그걸 완벽히 없애달라고 하기보단, 서로 편한 리듬을 맞추는 게 답이더라고요. 물론 가끔은 여전히 대화 끝날 때 “~요”가 튀어나와서 제 심장이 ‘딩동’ 알림을 울리지만, 그거 하나 때문에 우리 관계가 완전히 굳어지진 않았어요. 오히려 그 말투가 남의 연애가 아니라 우리 연애라는 걸 계속 증명해주는 느낌이라, 오늘도 저는 말 끝을 붙잡지 않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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