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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뒤좌석에 무임승차한 정체불명의 승객

2026-04-04 20:29:10 조회 7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어느 비 오는 밤, 나는 늦게까지 일을 마치고 택시를 잡았다. 뒷좌석에 앉아서 목적지를 말하려는 순간, 옆에 있던 뒷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아무 말 없이 낯선 남자가 조용히 택시 안으로 들어왔다. 순간 멈칫했지만, 비에 젖은 모습이 안쓰러워 말없이 태웠다.

그는 대답 없이 창밖만 응시했고, 나는 심호흡을 하며 운전을 시작했다. 조용한 택시 안, 평소와는 다른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혹시 내 기분 탓인가 싶었는데, 뒤돌아보니 그 남자는 깜빡 눈을 감고 있었다.

“어디까지 가시나요?” 나도 모르게 물었다. 그제서야 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는데, 이상하게도 얼굴 윤곽이 흐릿했다. 마치 안개 속 사람처럼, 자세히 보려 하면 할수록 점점 흐려졌다.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고개를 다시 창밖으로 돌리자, 나는 GPS를 확인하며 예정된 경로대로 운전했다. 하지만 중간에 택시 요금 결제 앱에서 이상한 알림이 울렸다. “후불 결제 불가, 정체 불명 승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뭐지?

불안한 마음에 뒤를 흘끗 봤는데, 그 남자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이내 그는 말을 시작했다. “나는... 오래전에 이 길을 지키던 자입니다. 당신이 지금 내가 있던 공간을 지나고 있죠.” 그 말에 머리가 띵해졌다.

나는 얼른 차를 세우려 했지만, 조수석 쪽에서 버튼을 누르려 해도 작동하지 않았다. 문도 열리지 않고, 차 내부 전자장비가 모두 먹통이 된 것 같았다. 그 남자의 목소리는 점점 더 멀어지면서도 들리는 이상한 메아리가 됐다.

“나는 이 길을 무임승차 하지 못하는 자들에게 경고를 주고 있습니다.” 갑자기 차창 밖에 옛날 가로등 불빛처럼 희미한 불빛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런데 그 불빛들이 내 시야에서 점점 사라지자, 택시 뒷좌석도 텅 빈 채였다.

택시는 겨우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고, 나는 얼른 목적지에 도착했다. 뒤를 돌아보니 아무도 없었다. 이번 일은 꿈인가 싶었지만, 결제 앱 알림 기록은 분명히 남아 있었다.

다음 날, 그 길 근처에서 택시 기사들이 갑자기 실종된다는 소문을 들었다. 무임승차한 그들이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그 밤, 그 정체불명의 승객이 내 차에 앉아 있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

혹시 택시 뒤좌석에 앉는 누구나 볼 수 없는 ‘무임승차자’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어떤 이유로 우리 삶 귀퉁이를 스쳐 지나가는지 아무도 모른다. 내가 겪은 그 밤 이후로는, 택시 뒷좌석이 참으로 낯설고 차갑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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