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반복되는 얼굴
회사 엘리베이터에 탄 순간, 그 얼굴을 봤다. 낯선 사람인데 이상하게도 계속 눈에 밟히는 그런 표정. 뭔가 익숙하다 싶었는데, 그게 뭐였는지 계속 떠오르지 않았다. 매일 아침 출근할 때마다 같은 시간, 같은 층에서 그 사람이 탄다.
처음에는 그냥 스쳐 지나가는 얼굴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날 그 사람이 내 쪽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미소 짓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 웃음은 평범한 게 아니었다. 기분 한참 나쁜 웃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내릴 때도 계속 나를 바라봤다.
회사 사람들한테 물어봤지만 그 얼굴을 모른다는 반응뿐이었다. 엘리베이터를 같이 탄 적도 없다고 했다. 그게 더 이상했다. 나는 분명 며칠째 그 사람을 본 건데, 아무도 기억 못하는 거였다. 혹시 내가 환각을 보는 건가 싶기도 했다.
며칠 후, 엘리베이터 안에서 휴대폰을 꺼내 그 낯선 이의 모습을 몰래 찍었다. 사진 속 그 사람은 분명히 존재하는데, 이상하게도 주변에 아무도 없다. 카메라를 통해서만 보이는 것 같은 느낌? 이쯤 되니 점점 무서워졌다.
어느 날은 그 사람이 내 이름을 불렀다. 작은 목소리로, 거의 속삭이듯. "오늘도 힘내."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문이 열리기 전, 그 한마디가 귓가에 맴돌았다. 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나는 그 말을 듣고도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 그 사람과 마주치는 날이 계속되면서 점차 내 일상에 묘한 리듬이 생겼다.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부터 내려서 자리 잡을 때까지 그 얼굴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편안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 아침엔 달랐다. 그 얼굴이 없었다. 엘리베이터 안이 텅 빈 느낌이었다. "오늘은 안 나오나?" 하고 속으로 생각하던 찰나, 문이 닫히면서 내 어깨에 누군가 손을 얹었다. 돌아보니 아무도 없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그 사람이 실제 사람이 아니라는 걸.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반복적으로 만난 그 얼굴은, 오래전에 그 층에서 일하다 갑자기 사라졌다는 전직 직원의 영혼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정확한 근거는 없다지만, 그 사람의 미소와 인사는 이상하게도 나를 지켜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지금도 나는 그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만, 가끔씩 그 익숙한 얼굴이 슬쩍 보인다. 아마 계속해서 나를 지켜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일이지만, 나에겐 그 얼굴이 꽤 깊은 의미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