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휴게실에서 깜짝 놀란 의사가 말한 이야기
병원 휴게실에서 깜짝 놀란 의사가 갑자기 나한테 이런 말을 꺼냈다. “너... 오늘 오후 3시쯤 휴게실에 혼자 있었지?” 순간 뭐지 싶었다. 평소에 의사들이 쉬는 공간이라 가끔 들릴 뿐인데, 그날따라 분위기가 묘하게 달랐다.
그가 말하길, 그 시간에 휴게실에서 이상한 일이 있었다고 했다. 갑자기 전등이 깜빡거리더니, 누군가 없는 쪽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다들 바빠서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는데, 본인은 그냥 넘어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내가 피곤해서 착각한 줄 알았어. 근데 그 소리가 분명 ‘도와줘’라고 들렸어. 근데 휴게실에 아무도 없는데 말이지.”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이었다. 병원에 오래 있었지만 그런 이상한 경험은 처음이라 했다.
그 이야길 듣고 나도 갸우뚱했다. 휴게실은 직원 전용이라면 직원만 있을 텐데, 누가 있지도 않는데 속삭임이라니, 생각만 해도 찜찜했다. 그 의사는 계속해서 손전등을 들고 소리가 난 쪽 구석구석을 살폈다는데,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더 이상한 건 그 직후였다. 휴게실 문 근처에 놓여있던 병원 기록 파일 하나가 갑자기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했다. 아무도 건드리지 않은 상태에서 말이다. 그는 “그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고 했다.
그 의사는 내가 몸담고 있는 병동에서 예전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환자 이야기를 꺼냈다. 그 환자는 늘 병원 휴게실을 지나칠 때마다 눈빛이 슬퍼 보였다고 한다. 혹시 그 환자 영혼이 아직 이곳에 머무는 걸까?
나는 그날 밤 집에 돌아가서도 그 일이 계속 생각났다. 병원 같은 곳은 사람 사는 곳이지만, 그만큼 슬픔과 아픔, 미처 다 하지 못한 사연도 많다는 걸 새삼 느꼈다. 뭔가 말 못 할 이야기가 그곳에는 분명히 숨어 있었다.
며칠 뒤에 그 의사가 다시 나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그날 이후로 휴게실에 아무도 혼자 있지 않으려 해. 나도 그 소리가 다시 들릴까 봐 겁난다.” 그 말을 들으니 나도 덩달아 등골이 오싹했다.
누군가 아직 못 떠난 영혼이 있다면, 우리가 아는 현실과는 조금 다른 무언가가 그 공간을 지키고 있는 건 아닐까. 병원 휴게실에서 겪은 그 의사의 이야기는 쉽게 잊히지 않았다. 항상 사람들의 웃음과 대화가 가득해야 할 곳에, 가끔은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함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몸서리가 쳤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나는 병원 휴게실에 혼자 머무는 걸 일부러 피하게 됐다. 왜냐하면, 그곳에 혼자 있는 순간, 어쩌면 누군가가 나를 보고 있을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