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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 안에 계속 놓여지는 이상한 꽃다발

2026-04-06 04:29:09 조회 4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며칠 전부터 내 원룸 안에 이상한 꽃다발이 계속 놓여져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아파트 현관문을 열 때마다, 아무도 모르게 문 앞에 누군가가 꽃다발을 두고 간다는 느낌이다. 난 분명히 그날 아침에도 꽃다발 하나가 바닥에 놓여 있는 걸 봤고, 당장 보이는 CCTV에는 아무도 안 보였으니 기분 탓인가 싶기도 했다.

첫 번째 꽃다발은 동네 꽃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조화 같은 거였다. 예쁘다기보다는 좀 촌스러운 느낌? 근데 이상한 건, 꽃다발을 들여다볼 때마다 묘한 냄새가 나서 코가 찡했다. 그리고 은근히 내 원룸 분위기와는 맞지 않는 색감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두 번째 날 아침, 또 다른 꽃다발이 문 앞에 놓여 있었다. 이번에는 생화였다. 분명히 누군가가 매일 아침마다 꽃을 사서 놓고 가는 것 같은데, 그런 사람이 있을 리가 없잖나. 내게는 가족도 친구도 거의 없는데. 게다가 엘리베이터 CCTV에도 아무 흔적이 남아있지 않았다.

내가 친구들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다들 "귀신 아니냐"는 말을 하길래 처음엔 웃고 넘겼다. 하지만 세 번째, 네 번째 날 되니까 점점 이게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았다. 심지어 꽃다발에는 노란 장미와 함께 언제 졌는지도 모를 오래된 편지 조각 같은 게 섞여 있었다.

편지 조각에는 이름 한 글자와 날짜가 적혀 있었다. 그 이름은 분명 내가 과거에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었고, 날짜는 10년 전 어느 가을날이었다. 나는 왜 그런 걸 받는지 혼란스러웠다. 혹시 내가 모르는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건가, 아니면 이게 무슨 경고인가 싶었다.

그 이후로 나는 아예 원룸 문 앞에 작은 CCTV를 설치했다. 그날 밤, 기적적으로 녹화된 영상을 봤는데, 정말 아무도 안 나타났다. 그런데 밤 2시쯤, 카메라 화각 밖에서 아스라이 푸른 빛이 잠시 빛났다. 분명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점점 불안해졌다. 꽃다발이 놓여질 때마다 그 빛깔이 살짝 다르기도 했다. 마치 누군가가 나에게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것 같았다. 도대체 누구인지, 왜 꽃다발을 놓는지, 그 숨겨진 의미가 궁금해서 밤마다 편지 조각들을 모아 조사해봤다. 하지만 아무 관련 기록도,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눈을 뜨자마자 나도 모르게 그 꽃다발을 들고 있더라. 꽃의 향기에 홀린 것 같았다. 그리고 꽃 사이에 꽂힌 새 편지가 있었다. 이번엔 익숙한 글씨체였다. 그 편지에는 단 한 줄 적혀 있었다.

"잊지 말아줘, 우리가 함께였던 그날들을."

나는 혼자 살고, 누구와도 특별한 기억이 없는데 그 편지는 대체 누구의 기억일까. 그리고 왜 그 기억을 나는 계속 마주해야 하는 걸까. 오늘 밤도 꽃다발이 놓일까 두렵다. 어쩌면 그건 이제 내 삶의 일부가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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