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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이 왔는데 포장에 우리 이름이 아닌 써있음

2026-08-29 20:41:09 조회 7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배달이 왔는데 포장에 우리 이름이 아닌 써있음… 그날 저희 집은 “설마?”를 “아 역시”로 바꿔버린 하루를 보냈습니다.

저는 초인종 소리 듣자마자 문을 열었고, 기사님이 “주문자분 계세요?” 하고 박스 하나를 쓱 건네주시더라고요. 그런데 포장 상자 옆면에 굵은 글씨로 적힌 이름이 제 이름이 아니라, 거의 옆집 사람 이름이었습니다. 아니, 그 이름을 제가 어디서 본 적이 있냐면요. 동네 단톡방에서 종종 등장하는 그분이요.

처음엔 제가 대충 읽고 착각한 건가 싶어서, 상자 위에 적힌 글씨를 한 번 더 확인했어요. 분명히 제 주소랑 제 아파트 동/호수까지는 맞는데, 이름이랑 아마 성(姓)부터가 다르더라고요. 저는 얼굴 표정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도 속으로 이미 1단계 사고를 시작했습니다. “혹시 우리 집이 전날부터 이웃집에 잘못 배달되는 가정이 된 건가?” 같은 거요.

기사님이 “네, 맞습니다”라고 하진 않았고, 저는 그냥 “이거 우리 주문 맞아요?” 하고 묻는 정도로 분위기를 잡았습니다. 기사님은 “아 네, 시스템에 찍힌 대로 드렸습니다”라고만 하고 바로 가버리셨어요. 그 말이 또 은근히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더라고요. 시스템이 틀릴 수는 있는데, 기사님은 그 틀린 가능성에 대해선 책임을 못 지시는 느낌이랄까요.

저는 일단 상자를 안 뜯고 그대로 들고 들어와서, 가족들에게 “이름이 다른데?”를 선언했습니다. 그러자 우리 집 반응이 참 다양했어요. 한 사람은 “먹어도 되겠지, 주소가 맞잖아” 하더라고요. 또 한 사람은 “아니, 이름이 다른데? 나중에 항의하면 너만 나쁜 사람 되는 거 아냐?”라고 하면서 갑자기 변호사 모드로 전환했고요.

결국 저는 스마트폰으로 주문 내역을 확인했습니다. 주문자 정보에는 분명히 제 이름이 있고, 배달 앱에서도 주소는 우리 집으로 찍혀 있어요. 그런데 포장 라벨만 다르다… 그럼 가능한 시나리오가 몇 개 있더라고요. 첫째, 누군가 우리 집 주소로 주문을 했는데 포장 라벨만 다른 이름으로 붙었다. 둘째, 우리 주문이 다른 곳으로 갈 뻔했는데 라벨이 섞여서 여기까지 왔다. 셋째, 그냥 누가 라벨을 대충 붙이다가 이름만 엉망으로 됐다… 근데 세 번째는 조금 무섭습니다.

그때 가족 중 한 명이 “혹시 우리 집이 ‘우리 이름’이 아닌 사람도 받을 수 있는 집인가?” 같은 농담을 던졌는데, 저는 그 농담이 너무 웃겨서 잠깐 웃었어요. 배달의 신이 실수하면 보통은 음식이 아니라 ‘자존심’을 먼저 건드리더라는 걸 그때 체감했거든요. 웃긴데 웃기지만은 않은, 그 애매한 감정이 딱 그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결국 배달 앱 고객센터에 문의를 넣었습니다. “포장에 우리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이 적혀 있다”라고 사진도 첨부했어요. 답변은 빠르게 왔는데, 그게 또 웃기게도 “기사님 전달 확인은 완료된 건으로 보입니다. 라벨이 잘못 부착되었을 수 있습니다. 음식은 확인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용 부탁드립니다… 그러니까 저보고 “이름은 틀렸지만 맛있게 드세요”라는 뜻이죠.

그래서 우리는 제일 합리적으로 행동하기로 했습니다. 상자를 열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하고, 포장 라벨 사진을 남긴 뒤 먹기로요. 결론부터 말하면 음식은 정말 맛있었고, 배달 상태도 멀쩡했어요. 다만 찝찝함은 남더라고요. 맛있어서 다행인데, 다음엔 또 다른 이름이 붙은 누군가가 우리 집에 도착할 수도 있잖아요. 그 생각을 하니 마음이 좀 이상해집니다. 내가 지금 먹는 게 누군가의 “기대감”을 먹는 건 아닐까 싶달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희는 그날 밤 동네 단톡방에서 한 번 웃긴 소식을 들었습니다. 어떤 분이 “오늘 배달 왔는데 포장에 제 이름 말고 다른 이름이 써 있어서 깜짝 놀랐다”는 글을 올렸더라고요. 댓글에 “혹시 그 이름이 너희 집 이름 아니냐” “아니 설마 아파트가 같아?” 이런 말들이 쏟아졌고요. 결국 저희는 서로 엉킨 확률게임의 우승자가 됐습니다. 배달이 왔는데 포장에 우리 이름이 아닌 써있던 날, 알고 보니… 그 이름도 우리처럼 누군가의 ‘설마’를 ‘아 역시’로 만들고 있었던 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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