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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방 전등이 깜빡일 때 진짜 공포

2026-09-01 05:41:11 조회 17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자취방 전등이 깜빡일 때 진짜 공포. 이거 겪기 전까진 “전구 나갔나?” “전기 나쁜가 보다” 같은 가벼운 생각만 했는데, 그날 이후로 저는 전등이 깜빡이는 소리만 들어도 등골이 서늘해졌어요.

처음엔 아무 일도 아니었어요. 평범하게 저녁 먹고, 설거지하고, 유튜브 보다가 시계처럼 딱딱 깜빡이더라고요. 전등이요. 화면은 멀쩡한데 천장에 있는 등이 1초 간격으로 깜빡이는 느낌. 저는 “전기 흔들리나?” 하고 리모컨도 만져보고, 스위치도 껐다 켰는데, 켜지는 순간 더 빨라지는 것 같았어요.

그때부터 이상하더라고요. 깜빡일 때마다 제 방 분위기가 달라지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형광등이라서 원래도 노란빛이 섞이긴 하는데, 그날은 그림자가 제자리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어요. 특히 책상 위에 놓인 충전기랑 마우스가요. 마우스를 손으로 잡지 않았는데도, 깜빡일 때마다 아주 살짝씩 각도가 바뀐 것 같은 착시가 계속 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아, 그냥 전구 수명 다 됐나 보다” 하고 커튼 쪽을 봤어요. 창밖은 어두웠고, 가로등 빛도 평소보다 더 약하게 들어왔어요. 그런데 이상한 건, 깜빡임이 멈춘 순간엔 오히려 방이 너무 조용하다는 거였어요. 보통 조용해도 소리가 있잖아요. 냉장고 소리라든지, 아래층 사람들 발소리라든지. 그런데 그때는 “정전된 것처럼” 소리가 싹 빨려 들어간 느낌이었어요.

이게 더 무서웠던 게, 깜빡임이 특정 행동을 따라오는 것 같았어요. 제가 샤워실 문을 열면 잠깐 멈추고, 다시 닫으면 다시 시작하고. 주방 전등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방 하나만 깜빡이는데, 생활 동작에 반응하는 것처럼 계속 타이밍이 맞아떨어지는 거예요. 진짜로요. 손이 스위치 쪽으로 가는 순간엔 불이 한번 더 길게 깜빡였어요.

참다못해 초인종처럼 관리실에 전화하려고 했는데, 휴대폰 화면이 이상하게 느리게 켜졌어요. “통신이 왜 이래?” 싶어서 와이파이도 확인하고, 데이터도 껐다 켜봤는데도 그대로였고요. 그 와중에 전등은 멈추지 않고 계속 깜빡였어요. 문제는 깜빡일 때마다, 제 휴대폰 배터리 잔량이 화면에 잠깐 보였다가 사라지는 것처럼 연출된다는 거였어요. 실제로 배터리가 줄어든 건 아닌데, 그냥 자꾸 눈이 속는 느낌이랄까요.

결국 저는 스탠드를 켜고 버티기로 했어요. 조명 하나로만 버티면 괜찮겠지 싶어서, 방 구석에 있던 스탠드를 꺼내 전등을 끄고 생활하려고 했는데… 스탠드 불빛이 닿는 바닥이 너무 반짝거렸어요. 마치 물 위에 손전등 비춘 것처럼요. 그래서 스탠드를 들여다봤더니 전선이 아주 미세하게 흔들리더라고요. 그 흔들림이 전등 깜빡임의 리듬이랑 똑같았어요. 저는 그때 “아, 이건 전구 문제로 끝나는 느낌이 아니다” 싶었어요.

관리실에 전화하고 나서 한 10분쯤 지났을까요. 그동안 전등은 계속 깜빡였고, 저는 문을 잠그고 두꺼운 담요로 몸을 감싼 채로 앉아 있었어요. 웃긴 건, 무서워서 움직이기 싫은데도 계속 귀가 깜빡임에 맞춰 긴장하는 거예요. 숨을 쉬면 ‘틱’ 하고, 숨이 멈추면 또 ‘틱’ 하는 느낌. 제가 공포 영화를 보고 있나 싶었는데, 문제는 저는 실제로 영화가 없다는 거였죠.

전화는 연결이 됐고, 기사님이 오신다고 했어요. 그런데 기사님이 오기 전에 전등이 갑자기 한 번 크게 깜빡이더니, 그 다음엔 조용히 정상으로 돌아왔어요. 저는 안도했는데, 그 순간부터 더 무서워지더라구요. 왜냐면 조용해진 방이 너무 “정돈된” 느낌이었거든요. 방금 전까진 공포가 따라다니는 것 같았는데, 이제는 아무것도 없는 척 하니까 더 소름이 돋는 거예요.

나중에 알고 보니 전등이 아니라 분전반 쪽 접촉불량이었대요. 기사님이 보더니 “이건 고칠 때까지 깜빡입니다” 하면서 그냥 선만 정리해주고 끝냈어요. 솔직히 그 말 들을 때까지도 저는 믿기 어려웠어요. 전등 깜빡이는 걸 눈으로 확인하는 건데, 왜 제 행동이랑 타이밍이 맞는 것처럼 느껴졌는지요.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밤에 전등 깜빡이면 일단 겁부터 내고, 그 다음에 바로 대처합니다. 무서움은 단순히 감정이 아니라, 제 자취방 안전 점검 알람이었나 봐요. 오늘도 전등은 그냥 켜져 있고, 저는 그게 오히려 더 고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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