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사이드미러 접혔던 사소한 사건
출근길에 사이드미러 접혔던 사소한 사건, 이게 진짜 별일 아닌데도 사람 멘탈을 조용히 건드리더라고요. 아침 8시쯤 편의점 앞 골목을 빠져나가는데, 비도 안 오고 날씨는 멀쩡했거든요. 전 그냥 평소처럼 차에 앉아서 시동 걸고, 사이드미러 각도만 딱 맞춘 다음 출발하려고 핸들을 돌렸는데…
순간 “툭” 하고 감기는 소리가 났어요. 뭔가 걸렸나 싶어서 사이드미러를 보니까, 거울이 제가 접은 것도 아닌데 딱 접혀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완전 접힌 상태라서, 제가 차를 움직이면 뒤가 아니라 옆이 거의 안 보이는 각도였어요. 당황해서 브레이크 살짝 밟고, 사이드미러를 다시 펼치려 했는데 손잡이도 멀쩡히 고정된 것 같고, 그냥 ‘이미 접힌 채로’ 고요히 버티는 중이었어요.
근데 제 문제는 여기서부터였어요. “아, 내가 출근하면서 무슨 버튼을 잘못 눌렀나?” 싶어서 문 쪽도 확인하고, 차에 달린 버튼도 눌러보고, 아예 차를 재시동까지 걸어봤습니다. 근데 재시동을 해도 사이드미러는 안 펴져요. 게다가 주변을 보니 제 차 말고는 아무도 저를 신경 쓰는 사람도 없고, 골목은 조용하고 차도 한 대도 딱히 막히지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 더 우스운 상황이 되더라고요. 제가 혼자 “왜 안 펴져?”를 외치고 있는 느낌이라서요.
결국 저는 그냥 아주 천천히 차를 출발해서, 거울이 안 보이는 상태로 차선을 바꿔야 하는 미션을 시작했어요. 주변 차량 흐름은 생각보다 빠르지 않아서 다행이었는데, 문제는 “차선 변경을 할 때마다 내 눈이 자꾸 거울을 찾는다”는 거예요. 사람은 익숙한 습관이 있잖아요. 보통은 거울로 확인하고 핸들을 움직이는데, 그 확인 루틴이 갑자기 삭제돼버리니까 판단이 멈칫하더라고요.
그 와중에 제 옆 차선에서 택시가 지나가는데, 운전기사님이 제 차를 보고 “어라?” 같은 표정으로 잠깐 쳐다보는 것 같았어요. 저도 그 순간 눈이 마주치면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까 봐 얼른 앞을 봤죠. 그리고 깨달았어요. 지금 제 차가 뭔가 고장 난 것처럼 보이고, 저는 그걸 ‘방법을 몰라서’ 방치하고 있다는 느낌일 거라는 걸요. 물론 실제로는 사이드미러만 접힌 거라 별일 아닐 가능성이 큰데도, 사람 눈에는 그게 엄청 크게 보이잖아요.
다행히 큰 교차로까지는 무사히 갔는데, 교차로 신호 대기할 때 다른 운전자들이 제 차 옆을 슬쩍 보더니, 누가 창문 내릴 때 손짓하는 게 보이더라고요. 뭔가 싶어서 창문을 살짝 내렸더니, 옆에 서 있던 자전거 타시는 분이 “저거… 방금 접힌 거 아니에요?” 하는 거예요. 저는 “접힌 거 맞는데, 어떻게 접혔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했죠. 그분이 웃으면서 “방금 골목에서 지나갈 때 누가 문 근처를 건드린 것 같아요. 근데 다들 그냥 가버렸나 봐요”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 듣고 아까 골목을 떠올려봤는데, 사실 접히기 직전 제 차 앞에 작은 화단 같은 구조물이 있었고, 그 근처에 잠깐 주차돼 있던 차량이 있었거든요. 아마 누군가 지나가면서 사이드미러를 살짝 건드렸는데, 제가 바로 출발했는지 아니면 미처 못 봤는지 그런 차이였던 것 같아요. “내가 눌렀겠지”라고 생각했던 시간을 돌려주고 싶었죠. 진짜로 제 멘탈은 그 짧은 1초 사이에 ‘내가 망가뜨렸다’로 이미 결론을 내렸던 거니까요.
마침 제 직장 근처 정비소가 바로 앞이라서, 출근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들렀습니다. 기사님이 사이드미러를 한 번 톡 건드리더니 “이거 걸린 거예요. 누가 살짝만 건드려도 이렇게 접히거든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더니 아주 간단하게 원래 위치로 펴서 마무리해주셨습니다. 비용도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았고, 저는 그제야 안심했죠. 그런데 정비소에 들어가서 “사고난 줄 알았어요”라고 말하려던 순간, 기사님이 한마디 하시더라고요. “사고는 보통 소리가 크고, 고장도 보통 티가 많이 나요. 이건… 진짜 ‘소심한 사건’이네요.”
집에 와서 생각해보면, 출근길에 저는 내 차를 점검하는 척하면서 사실은 제 마음을 점검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거울이 안 보이면 사람은 갑자기 불안해지고, 불안해지면 판단력이 더 흐려지고, 그러면 또 웃긴 선택을 하게 되거든요. 결국 사이드미러 하나 접힌 걸로 하루가 ‘이상한 긴장감’으로 시작했는데, 다행히 큰 일 없이 끝났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 생각하면 피식 나와요. 제 사이드미러는 접혔지만, 제 자존심은 접히지 않았더라고요… 아니, 정확히는 억울하게 접혔다가 다시 펴진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