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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에서 ‘상태 S급’이 아니라 S의 의미가 다른 썰

2026-09-05 10:41:12 조회 11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당근에서 ‘상태 S급’이란 말을 보면 대부분 “완전 새 거에 가까움” 이런 느낌으로 사려다, 어느 날부터 문구가 수상해지기 시작했어요. 문제는 제가 본 “상태 S급”이 아니라, 그 뒤에 따라오는 설명이었죠. 딱 봐도 중고 거래 앱 문체인데, S가 왜 저렇게 쓰이냐는 거예요.

사건은 이틀 전쯤이었습니다. 밤에 당근 들어가서 노트북을 봤는데, 판매자 프로필에 “상태 S급”이라고 딱 박혀 있더라고요. 가격도 괜찮아서 바로 채팅을 걸었는데, 판매자가 답을 엄청 빨리 하길래 “오, 이거 진짜 괜찮은 거다” 싶었어요. 근데 첫 답이 “S는 S급 맞는데, S가 의미가 있어요”였어요.

여기서부터 이상했죠. 저는 당연히 S가 “Super” 같은 건 줄 알았는데, 판매자는 진지하게 “S는 ‘소리’ S예요”라고 말하는 겁니다. 노트북을 써보면 팬 소리나 스피커 소리가 중요한데, 자기 물건은 소리가 깔끔해서 S라고 했다는 거예요. 근데 판매자 글 전체가 뭔가 과학자처럼 설명이 길었고, 저는 솔직히 “그럼 다른 사람들은 R급, T급도 있나요?”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혹시 S급이면 단순 외관만 좋은 건가요?”라고 묻자, 판매자는 바로 “외관은 기본이고, 핵심은 소리입니다. 화면은 화면대로 멀쩡하고, 팬이 딱딱 끊기지 않고 일정해요. S는 소리 품질, 즉 S- Sound예요”라고 또 한 번 정리해서 보내더라고요. 채팅 읽고 나서 제가 웃음이 먼저 나왔습니다. 중고 거래에서 영문 약어까지 설명하는 사람이 있긴 한데… 이건 좀 다른 결이었어요.

저는 일단 직감적으로 “그래도 작동만 잘 되면 되지” 하고, 구매 가능하냐고 다시 물었죠. 판매자는 “가능해요. 다만 상태 S급이라도 사용감은 있어요. 제가 원래 소리 민감한 사람이라서, 귀로 검수했어요”라고 말했어요. ‘귀로 검수’라는 표현이 너무 자연스럽게 나와서, 제가 오히려 “아, 이 사람은 진짜 음향 쪽 관심이 있나 보다” 싶었거든요. 그럼 저도 귀를 빌려 쓰면 되는 거 아닌가… 싶어서 넘어갈 뻔했어요.

근데 그 다음 말이 더 웃겼습니다. 판매자가 “S급의 S는 또 다른 의미도 있어요”라고 하더니, 갑자기 “S는 ‘상대방의 기대를 설득하는 S’”라고 써버리는 거예요. 아니, 이게 무슨 마케팅 슬로건이냐고요. 중고 물건 품질이 아니라 ‘구매자를 납득시키는 단계’까지 S로 묶는 순간, 저는 그냥 뇌가 잠깐 멈추는 느낌이었어요. 그러고 나서 판매자가 “장난 아니고, 사진 찍어도 소리가 잘 안 담겨서 제가 설명으로 납득시키려고 S라고 해둔 거예요”라고 덧붙였는데… 그 말이 또 너무 그럴듯해서 더 헷갈렸습니다.

저는 결국 “그러면 확실히 한 가지만 알려주세요. S급이라고 했을 때, 실제로 고장/이상 있는 부분은 없어요?”라고 물었어요. 판매자는 “고장 없음. 단, 키보드에 작은 찍힘 하나 있어요. 그건 소리랑 무관하니 S에 포함 안 됨”이라고 답이 왔습니다. 저는 그 순간 깨달았어요. 이 판매자는 물건을 평가할 때 ‘S’라는 단어에 자기만의 기준을 얹어버린 거예요. 외관 평가는 A, 기능 평가는 F, 그리고 소리는 S… 이런 식으로요. 근데 그 기준이 누가 보든 이해 가능한 표준이 아니라, 판매자 머릿속 세계관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웃으면서도 예의 있게 “S가 의미가 다 다르니까, 제가 보기엔 그냥 ‘외관 A+ / 성능 B+ / 소리 S’ 이런 식으로 써주시면 더 편할 것 같아요”라고 했죠. 판매자는 그제야 “맞아요. 다음부터는 그렇게 쓸게요” 하면서, 갑자기 톤이 현실적으로 바뀌더라고요. 여기서 저는 확신했습니다. S급이 아니라 S가 ‘상태’가 아니라 ‘상태를 설명하는 사람의 기준’이라는 걸요. 거래는 조용히 진행됐고, 실제로 노트북은 생각보다 깔끔했고 팬 소리도 잔잔했어요.

물건 받아서 써보는데, 솔직히 팬 소리는 진짜 고요했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S의 의미가 다르다”가 아니라, “S급이라는 말이 표준이 아니라 누군가의 취향 체계였다”였던 거죠. 그날 이후로 저는 당근에서 ‘상태 S급’이라는 말이 뜨면 그냥 믿지 않고, 꼭 “S가 정확히 뭘 기준으로 S예요?”부터 물어보게 됐어요. 어쩌면 그게 중고 거래의 진짜 꿀팁일지도요. S급의 S는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저한테 온 S는 적어도 소리만큼은… 진짜 S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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