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로 산 물건에서 발견한 낡은 일기장
중고거래로 산 가방 안에서 낡은 일기장을 발견했어. 원래는 그냥 평범한 빈티지 가방인 줄 알았는데, 안쪽 포켓에 쏙 숨어있더라. 뭔가 이상한 낌새가 들어서 일단 가방은 잠시 내려두고, 일기장을 펼쳐봤지.
일기장은 오래돼서 종이가 누렇게 변색되고, 글씨도 희미한데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여학생의 손글씨였어. 첫 페이지에는 “나의 비밀 일기장”이라는 제목과 함께 2010년부터 적혀 있었지. 솔직히 무슨 이야기일까 궁금해서 몇 장 넘겨봤어.
일기 내용은 주로 학교생활과 친구 관계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점점 읽다 보니 조금씩 이상한 점들이 보이기 시작했어. 친구가 갑자기 사라졌다거나, 누군가 뒤에서 자신을 지켜본다는 느낌이 든다거나 하는 불안감 같은 게 자주 나왔거든.
특히 한 달치 정도 일기에서는 사람 그림이 자꾸 이상하게 묘사되었는데, ‘그림자 같은 사람’이라거나 ‘내 방 창문에 서 있는 모습’을 그렸더라. 여기는 완전 소름 돋을 정도였어. 가방 주인이 겪었던 어떤 불안한 사건이 있는 걸까?
시간이 지나면서 일기장의 여자애는 점점 더 심한 공포에 시달리는 것 같았어. 친구들과도 점점 멀어지고, 부모님한테도 말하지 못하는 무언가가 계속 그를 괴롭히는 듯했지. 내가 읽으면서도 자꾸 뒤돌아보게 되더라.
그리고 어느 날 쯤 기록에는 ‘도움을 청하고 싶지만 아무도 믿을 수 없다’라는 내용과 함께, 낯선 남자가 자꾸 따라다닌다는 말이 나왔어. 너무 무서워서 학교도 못 가고 집안에서도 문을 꼭 잠그고 지냈다고 했지.
가장 마지막 페이지에는 날짜도 없고, 짤막하게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그가 내 앞에 나타났다”라고 써 있었는데, 이 부분 읽을 때는 왠지 손에 땀이 났어. 마치 그 여학생이 정말 무언가에 쫓기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그 뒤로 가방을 산 곳에 연락해봤는데, 원래는 한 달 전에 물건을 넘겼다고 했어. 그 주인은 그 일기장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했지만, 정말 그 일기장의 주인이 누구였는지는 알 수 없었어. 뭔가 여기서 끊긴 것처럼.
일기장에 적힌 이야기는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고, 가끔 가방 안에서 뭔가 살짝 움직이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해. 그 뒤로는 중고거래할 때 이런 숨겨진 이야기까지 신경 쓰게 됐어. 아무래도 물건이 담고 있는 과거가 우리 생각보다 깊다는 걸 깨달았달까.
가끔 나도 모르게 그 일기장 속 여학생이 아직도 그 가방 안 어딘가에서 날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어. 그날 이후로는 아무리 싸도 이상한 물건은 사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