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방 창문 닫았는지 확인하다 또 열어본 썰
자취방 창문 닫았는지 확인하다 또 열어본 썰을 풀어볼게요.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안 닫았나?” 하고 확인하려고 나갔는데 그 과정에서 더 확실하게 확인한다고 결국 다시 열어버렸습니다. 그게 왜 이렇게까지 꼬였는지는, 제 손이 원래 멍청한 손이 아니었기 때문이더라고요. 문제는 자신감이었어요.
사건 당일은 평범한 토요일이었습니다. 오전에 잠깐 나갔다가 돌아와서 짐 정리하고, “환기 한 번 했으니 됐다” 싶어서 창문을 닫았거든요. 저는 창문 닫는 소리도 귀에 익은 편이라, 닫는 순간 “딱!” 하고 걸리는 그 느낌을 믿는 타입입니다. 그래서 닫고 나서 바로 정리 계속했는데, 그때부터 마음 한 구석이 자꾸 간질간질했어요.
“근데… 혹시 닫히긴 했는데 반만 닫힌 거 아냐?” 이런 생각이요. 자취한 지 꽤 됐지만, 창문이 구조가 특이해서 완전 닫히면 손잡이가 살짝 내려가요. 예전에 한 번 실수로 반쯤 열어둔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는 밤에 바람 불면서 소리도 나고, 아침에 먼지 쌓인 것도 보여서 기억이 선명하죠. 그래서 이번에도 그 기억이 튀어나온 겁니다.
저는 “아니야, 닫았어. 내가 분명 닫았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놓고도, 결국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사람은 왜 이렇게 확신이랑 불안이 같이 오냐 싶죠. 여튼 저는 문 열고 복도 쪽을 보지 않고, 바로 창문으로 걸어가서 손잡이를 살짝 만지기만 하려 했어요. 딱 “확인만” 하고 끝내려고 했습니다.
근데 자취방 창문이 손잡이를 살짝 당기는 방식이라서요. “살짝”이라는 게 제가 제일 싫어하는 단어예요. 손잡이를 건드리는 순간, 공기가 통하는 감각이 손바닥에 확 들어오더라고요. 아… 이건 반만 닫힌 거 맞나? 싶어서 저는 더 확실히 닫아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당겨서 확인하려고 했고, 그 순간 창문이 “철컥” 하고 열렸습니다.
열리는 게 문제만은 아니었어요. 창문이 반쯤 열린 상태에서 바깥 공기가 들어오면, 실내 공기랑 부딪히면서 소리가 나거든요. 그 “슥-” 소리가 너무 생생해서, 제가 방금 뭔가를 잘못한 게 아니라 완전히 다시 열고 있는 중이라고 뇌가 알아차렸습니다. 저는 급하게 “닫자!”라고 외치며 다시 손잡이를 밀었는데, 왜인지 손이 더 바쁘게 움직이더라고요.
그 다음부터가 코미디였습니다. 제가 창문을 닫으려는 순간, 창문은 이미 열려 있고, 또 닫히려면 손잡이를 밀어야 하니까 손이 한 번 더 움직여야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 동작을 “닫히는지 확인”이라고 착각하고, 또 한번 손잡이를 당겨서 상태를 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한 손으로는 닫고, 다른 손으로는 다시 확인하는 이상한 루틴이 생겨버린 거죠. 결론적으로 창문은 닫히기보다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했어요.
그 와중에 제가 제일 무서웠던 건, 누가 듣고 있지 않을까 하는 거였습니다. 자취방 문은 닫아도 소리가 전달될 때가 있잖아요. 특히 창문 소리는 괜히 더 크게 들리는 느낌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창문 앞에 서서 “조용히, 조용히 닫혔으면 좋겠다”라고 속으로 빌었습니다. 근데 제가 속으로 비빌수록 창문이 더 시끄럽게 움직이는 것 같았어요. 진짜로요.
마침내 닫히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저는 앉았는데,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까는 닫았는지 확인하려고 일어난 거였는데, 저는 이미 확인을 세 번쯤 끝낸 사람이 된 거죠. 게다가 마지막 확인은… 닫혀 있는 상태가 아니라 “내가 방금 닫았으니까 이제 닫혔다”라는 믿음으로 끝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창문이 닫혀 있다는 확신이 아니라 제가 지칠 만큼 손이 반복됐다는 확신이었어요.
그날 이후로 저는 창문 앞에서만큼은 철학자가 되었습니다. “확인할 필요가 있는가?” “확인하면 더 열릴 운명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지금도 창문 닫고 멀어지면, 머릿속에서 그 철컥 소리가 다시 울립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창문을 닫을 때 딱 한 번만 손대고, 확인은 대신 창밖 소리나 냄새로 합니다. 결국 제가 배운 건 하나예요. 자취방 창문은 닫힘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열어본 사람의 자존심이 먼저 닫힌다는 것… 그게 젤 피식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