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직거래 장소에서 마주친 낯선 사람의 눈
중고거래 직거래 장소에서 그 사람과 마주친 건 정말 뜻밖이었어요. 평소보다 약간 늦게 약속장소에 도착했는데, 이미 검은색 후드티를 입고 모자를 깊게 눌러쓴 사람이 거기 서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내가 기다리는 사람이 아닌가 싶어 가까이 갔는데, 그가 내 눈을 마주치는 순간 뭔가 이상한 느낌이 확 들었어요.
그 사람의 눈빛은 평범하지 않았거든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데, 마치 내 속을 샅샅이 훑어보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딱히 무섭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눈동자가 반짝거리면서도 차갑고 묘하게 속을 알 수 없는 느낌이었어요. 순간 몸이 굳는 것 같았고, 말문이 막혔죠.
그는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보기만 하다가, 갑자기 손에 들고 있던 가방을 건네듯 내 앞에 뒀어요. “이거 맞죠?”라고 물었는데, 목소리는 너무 차분하고 또렷해서 오히려 더 오싹했어요. 나는 얼떨결에 맞다고 대답하고, 결국 거래를 진행했죠. 그런데 거래가 끝난 후에도 그 사람은 그냥 그 자리에서 돌아서지 않고 계속 나를 지켜봤어요.
그때부터 이상한 생각이 들었어요. 낯선 사람이 내 주변을 어슬렁거리면 누구라도 긴장할 텐데, 그 사람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고요하게 서 있었어요. 내가 뒤돌아서자 그는 시선을 떼지 않고 그대로 그 자리에 남아 있었죠. 사소한 걸로 긴장하는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생각도 했지만, 마음 한켠에 찜찜함이 계속 맴돌았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장소는 몇 번이나 중고거래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던 곳이더군요. 특히 혼자 오는 사람들을 노리는 사람이 있다는 소문도 들었어요. 그때 그 검은 후드의 남자도 혹시 그런 사람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동은 전혀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았으니 더 혼란스러웠고요.
그 후에도 그날의 눈빛이 잊히지 않았어요. 어느새 그 검은 후드 남자의 시선이 내 인생에서 며칠간 계속 따라다니는 것 같았거든요. 비슷한 사람을 지나치게 되면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리게 되었고, 가끔은 밤길에서 누군가 날 쳐다보는 듯한 느낌에 심장이 벌렁거렸어요. 그 정도면 꽤 심각한 후유증 아닌가요?
마침내 그날의 직거래 물건을 사용하면서도 계속 불편한 감정이 남았는데, 이상하게도 그 검은 후드티 남자가 준 물건에는 손때도 거의 묻지 않은 것처럼 새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누군가가 오랜 시간 조심스럽게 다뤘다는 뜻일까요? 아니면 어쩌면 그 사람의 존재 자체가 어떤 경고 같은 건 아닐까요?
가끔 생각해 보면, 그 사람과 눈이 마주쳤던 순간이 마치 나만 알고 있는 어떤 오래된 미스터리의 시작인 것 같기도 해요. 내가 그 후로 왜 고개를 들지 못했는지, 왜 잔뜩 긴장했는지. 그런 감정들은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하기엔 너무 강렬하죠. 아직도 그 눈빛이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요.
중고거래하러 간 그날, 그 낯선 사람의 눈빛이 지금까지도 가끔 내 심장을 건드리면서,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게 참 무섭습니다. 과연 그 사람은 정말 그저 거래 상대였을까요? 아니면 내 일상 속 어딘가에 숨어서 계속 나를 관찰하는 누군가였던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