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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팀워크 내세우다가 결국 개인 몫이 됨

2026-10-06 15:41:11 조회 2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회사에서 팀워크 내세우다가 결국 개인 몫이 됨. 그 말, 들으면 왠지 따뜻하고 뭉클한 느낌인데요. 저는 최근에 그 문장을 실무에서 “해석”해버렸습니다. 팀워크라는 단어를 들고 오피스를 걸어 다니던 순간, 제 손에는 어느새 개인 일정표가 쥐어져 있더라고요.

사건의 시작은 월요일 아침 회의였습니다. 팀장님이 딱 들어오셔서 “이번 건은 팀워크로 갑시다. 우리 팀이니까 가능한 거예요!”라고 말씀하시는데, 다들 고개 끄덕이는 분위기였어요. 저도 당연히 “오, 드디어 서로 돕는 문화가 정착되는 건가?” 싶었죠. 그런데 그날 회의 끝나고 나서 팀장님이 마지막으로 덧붙이신 한 마디가 문제였습니다.

“일단 큰 틀은 제가 잡아둘게요. 각자 맡은 파트가 있겠지만, 결과물 정리는 마지막에 한 사람이 책임지고 묶어야 해요. 그건… 아, 그건 OO님이 하시는 걸로 할게요.”

그 순간 공기라는 게 뭔가 달라졌어요. 사람들은 ‘팀워크’라는 단어를 아직 입에 올리고 있는데, 제 이름이 갑자기 문장 맨 끝에 딱 붙은 거죠. 저는 질문하고 싶었지만, 회의실 분위기가 “질문은 나중에 해도 되는데, 책임은 지금 붙여야 합니다” 같은 느낌이라 그냥 웃어넘겼습니다. 예의상요. 아니면 체념상요.

그 주에 각자 파트가 분배됐습니다. 누가 엑셀, 누가 문서, 누가 발표자료, 누가 데이터 확인. 회의에서 들었던 단어는 여전히 “같이”였는데, 실제로 돌아가는 방식은 “각자”더라고요. 다 같이 하긴 하는데, 산출물 파일명부터 정렬, 최종 버전 링크, 제출 시간까지는 누군가의 손에서 한 번 더 정리되어야 했어요. 그 누군가가 제 자리였고, 팀장님은 “팀워크는 결국 정리로 완성되는 법”이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저는 팀원들에게 “최종본 업로드 부탁드립니다”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제가 그냥 일정 관리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점점 ‘업로드만’으로는 끝이 안 나더라고요. 어떤 팀원은 파일을 공유해주면서 “버전은 알아서 맞추세요”라고 하고, 어떤 팀원은 “표는 제가 만든 거라서요”라고 설명이 길어졌습니다. 그러다 보면 정리의 정의가 계속 확장돼요. 처음엔 묶기, 다음엔 수정 확인, 그다음엔 누락 체크, 마지막엔 “이거 왜 이렇게 됐냐”까지 듣게 되더라고요.

그 와중에 팀장님은 회의마다 팀워크를 다시 강조하셨어요. “서로 도와서 마무리합시다. 서로의 강점을 활용하는 게 진짜 팀워크죠.” 저는 속으로만 “네, 강점은 제가 다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마감 직전의 정신력’이라는 강점이요”라고 중얼거렸습니다. 그래도 말은 안 했죠. 회사라는 곳은 감정이 아니라 프로세스가 사람을 먹여 살리잖아요. 저는 프로세스에 충실할 뿐이었고, 결과는… 결국 제가 제출 버튼을 누르는 사람이었습니다.

제출 당일, 예상했던 대로 마지막 30분이 지옥이었어요. 한 파트는 표 서식이 꼬였고, 다른 파트는 숫자 단위가 서로 달랐고, 또 하나는 발표 슬라이드에 캡션이 빠져 있었죠. 다들 바쁘다고 “급하게 수정했을 텐데요?” 같은 눈빛을 보내는데, 결국 확인과 통합은 제 노트북에서 끝납니다. 팀장님은 “다들 각자 잘했죠. OO님이 정리 잘해주셔서 매끄럽네요”라고 칭찬을 해주셨고, 저는 그 말이 칭찬인 동시에 설명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회의가 끝난 뒤 팀원들이 “수고했어!”를 던져주는데, 솔직히 저는 그 한마디가 웃기면서도 씁쓸했어요. 수고는 누구나 했는데, 왜 제 이름만 항상 마지막에 붙는 걸까요. 다음 주에는 또 팀장님이 비슷한 말을 하시겠죠. 이번 건은 팀워크로 갑시다. 그리고 또 누군가의 개인 일정표가 생기겠죠. 저는 이제 알게 됐습니다. 팀워크는 정말 멋진 단어인데, 회사에서는 그 단어가 “결국 한 사람이 책임지는 구조”를 포장하는 데도 꽤 잘 쓰인다는 걸요.

그래도 이상하게 마음 한 켠이 남더라고요. 제가 책임지고 묶는 덕분에, 자료가 깔끔해졌고, 실제로 결과물은 나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다음에 누가 “이번 건은 팀워크로 갑시다”라고 말하면, 저는 슬쩍 웃으면서 이렇게 답할 것 같아요. “좋아요. 그럼 팀워크 끝나고 제 몫도 팀으로 같이 가져가요.”…라고 말하면 아마 오늘도 제 이름이 먼저 올라갈 듯해서, 일단은 마음속에서만 농담으로 남겨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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