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주차하다가 마지막 한 뼘에서 멈춘 경험
차로 주차하다가 마지막 한 뼘에서 멈춘 경험, 이거 진짜 “거의 됐는데 왜 여기서 멈추지?” 싶은 순간이 있더라. 얼마 전 퇴근길에 상가 주차장에 들어갔는데, 자리가 딱 하나 남아 있었고 내 차는 그걸 향해 미끄러지듯 들어가고 있었어.
문제는 그 마지막 칸이 “누가 봐도 딱 맞는 칸”이 아니라 “딱 반 뼘 남으면 좋겠는 칸”이었단 말이지. 들어오기 전에 라인도 대충 보이고, 옆 차도 없어서 공간은 넉넉해 보였는데 막상 앞범퍼가 보조라인을 지나가자마자 감이 확 왔어. 아, 여긴 운전대만 믿으면 안 되겠구나.
나는 평소처럼 S자 한 번 치고, 전진-후진-전진 이렇게 정석으로 맞추려 했거든. 근데 이상하게 차가 움직일 때마다 바퀴가 “조금만 더” 하고 싶어 하는 느낌이랄까. 속도는 거의 걸음마 수준인데도, 차체가 라인을 스치고 지나가면서 미세하게 방향이 바뀌는 게 느껴져서 식은땀이 슬쩍 났다.
그래도 옆을 보면 문제는 없었어. 내 왼쪽은 벽도 아니고 통로라 부딪힐 위험은 낮았고, 오른쪽은 마침 아무 차도 없어서 시야가 탁 트여 있었거든. 그래서 나는 자신감이 붙어서 “자 마지막 한 번만 더”라는 생각으로 후진을 아주 짧게, 딱 필요한 만큼만 했지.
그 순간부터 진짜 코미디가 시작됐어. 후진을 넣고 마지막 한 뼘쯤 남겼을 때, 차가 갑자기 착— 하고 멈추는 거야. 당연히 나는 브레이크를 밟은 것도 아니고, 그저 아주 살짝 더 밀면 될 것 같아서 클러치 느낌(?) 같은 걸 기다렸는데, 차는 내 마음과 다르게 딱 정지해 버렸지.
처음엔 “아, 내가 속도를 너무 죽였나?” 싶어서 다시 후진을 살짝 더 했어. 근데 또 같은 느낌으로 딱 멈추더라. 그러면서 계기판에 ‘기계가 아니라 뭔가가 나를 멈추게 하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어. 나는 얼른 비상등을 켜고, 시야각 돌려서 확인했지. 그리고 그제야 알았어. 주차장 바닥에 얇게 튀어나온 연석이 있었는데, 그게 내 범퍼 아래쪽이랑 정확히 “딱 맞는” 지점에 와 있었던 거야.
즉, 마지막 한 뼘에서 차가 아니라 범퍼가 연석에 살짝 걸린 거였어. 다행히 충격은 거의 없었고, 뭔가 긁히는 소리도 크게 안 났는데, 문제는 내가 이미 “거의 다 됐다” 모드로 들어가 있어서 그 작은 걸림을 못 보고 있었던 거지. 그때부터 머리가 하얘지면서,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거의’와 ‘딱’ 사이에서 살아왔는지 되돌아보게 됐다.
나는 자세를 다시 잡고, 운전석에서 몸을 한 번 숙여 바닥을 확인하면서 전진을 아주 천천히 했어. 그 연석을 살짝 피해가듯 각도를 미세하게 조정한 다음에야 차가 다시 굴러가더라. 그러고 나서야 주차가 “정상적으로” 끝났는데, 웃긴 건 그 직후였어. 내 마음은 이미 도착했는데, 차는 완전히 멈춰서 내가 내리는 순간까지 뭔가 미묘하게 긴장감을 주는 느낌이 남아 있더라고.
밖에서 보면 뭐 별일 아닌데, 당사자는 그 한 뼘 때문에 몇 분이나 멘탈이 통째로 흔들려버림. 주차할 때는 원래 ‘잘 들어갔다’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날은 오히려 ‘마지막 한 뼘에서 멈추는 법’을 배운 날이었어. 그리고 지금도 그 주차장 생각하면, 라인보다 바닥이 먼저다, 라는 걸 새삼스럽게 느끼게 돼. 결국 내 차도 나도, 마지막엔 “무사통과”를 한 거니까… 다음엔 이번보다 더 여유 있게, 진짜 마지막 한 뼘을 줄여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