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야근 중 갑자기 꺼진 모니터 속 얼굴
회사에서 야근하던 어느 날 밤, 갑자기 내 모니터 화면이 깜빡이다가 완전히 꺼져버렸다. 아무리 재부팅을 시도해도 화면은 검은색 그대로였고, 유독 그 순간 내 옆자리에 있던 동료도 뚫어지게 내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었다.
“야, 너 또 컴퓨터 문제야?” 동료가 농담 섞인 말투로 물었지만, 난 이상하게 등골이 서늘했다. 손이 떨려서 전원을 껐다 켜도 모니터는 살아나지 않았는데, 문제는 그다음에 벌어졌다.
어두운 모니터 화면 속에 뭔가가 살짝 비쳤다. 분명 모니터는 꺼져 있었는데, 빛도 없는데 그 안에 누군가의 얼굴이 희미하게 나타난 것 같았다. 동료도 눈을 크게 뜨고 똑같이 보는 듯했지만, “꿈꾸나?” 하며 웃어 넘겼다.
나는 얼른 의자를 돌려 다른 모니터를 잡으려 했는데, 갑자기 그 얼굴이 더 선명해졌다. 생김새는 알 수 없었지만, 뭔가 뾰족한 눈썹과 비쩍 마른 얼굴이 화면 안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아 한참을 얼어붙었다.
“이게 무슨 장난이야…”라고 속으로 혼잣말을 했는데, 그 순간 동료가 갑자기 손전등을 켜고 모니터 뒤를 살폈다. 내가 모니터 뒷면을 보려는 찰나, 화면이 다시 켜졌고, 평범한 바탕화면이 나타났다. 그런데 그 얼굴은 사라지지 않고 화면 구석에서 뭔가 말하려는 듯 입 모양을 했었다.
참 이상한 건, 그 얼굴이 나타난 시간이 정확히 자정 12시였다는 점이다. 평소 야근하면 대략 그 시간쯤 조용해지는데, 그 순간 잠시 회사 분위기가 싸해지고 무언가 묘하게 긴장됐던 기억이 난다.
다음 날 아침, IT 담당자에게 물었더니 “모니터가 고장 난 것이 맞다”고 하면서도 “그런 얼굴이 보인다는 얘긴 처음 듣는다”며 반신반의하는 표정이었다. 난 그날 이후 같은 모니터를 쓰지 않고 있다.
그 후로도 몇 차례 야근을 했지만, 그때처럼 화면이 꺼지는 일도, 얼굴이 나타나는 일도 없었다. 아마도 그날 회사에서 무언가 이상한 일이 있었던 것 같다. 그 자리에서 뭔가 끌려간 느낌이랄까.
가끔 혼자 야근할 때, 꺼진 모니터를 바라보며 그 얼굴이 다시 나를 보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괜히 등골이 오싹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