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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시킨 줄 알았는데… 다른 메뉴

2026-10-22 10:41:11 조회 1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치킨 시킨 줄 알았는데… 다른 메뉴. 진짜 이름도 그렇고, 먹을 생각에 이미 소스 찍는 상상까지 했는데 현관문 열고 나서부터 멘탈이 천천히 무너졌습니다. “주문하신 치킨 맞습니다!”라고 외치는데, 손에 든 봉투 모양부터가 뭔가 이상했어요. 치킨 박스 특유의 두툼함이 아니라… 뭔가 납작하고,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치우친 느낌. 대체 뭐지?

일단 기사님이 “맛있게 드세요!” 하고 가신 뒤에 포장을 확인했죠. 주문자 이름이랑 주소는 당연히 제 거고, 폰으로 확인한 내 주문 내역도 치킨이었어요. 그런데 패키지 라벨에는 당당하게 다른 메뉴명이 적혀 있더라고요. 순간 뇌가 “오류겠지?” 하고 새로고침을 시도했는데, 새로고침 버튼은 없고 현실만 계속 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설마 싶어서 다시 포장을 살펴봤습니다.

제가 시킨 건 분명 후라이드 치킨이었는데, 실제로 받은 건 “베이컨 크림 파스타” 세트였어요. 파스타요? 치킨 맞교환도 아니고, 누가 봐도 이건 저녁 메뉴 취향이 완전히 다른 사람한테 간 물건 같은데요. 봉투 안에는 포크랑 스푼이 들어 있었고, 스티로폼 용기 안쪽엔 소스 향이 먼저 올라오더라구요. “아, 오늘은 파스타 먹는 날이구나…”라고 스스로를 설득해보려 했지만, 손은 치킨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고객센터에 전화할까 하다가, 잠깐 멈칫했어요. 혹시 제 주문이 잘못 들어간 게 아니라 제가 잘못 눌렀나? 싶어서 주문 내역을 다시 봤거든요. 배달앱 화면 기록을 차근차근 훑어보는데, 여기서 결정적 단서가 나옵니다. 메뉴 검색창에 “치킨”을 쳐놓고, 바로 아래에 추천으로 뜬 다른 게 있었는데 그게 “치킨 크림파스타” 비슷한 문구였던 거예요. 문제는 제가 그걸 클릭한 순간… 화면이 “이 메뉴가 맞아요?” 같은 선택을 넘겨버렸고, 저는 그냥 “다음” 버튼을 눌렀다는 겁니다.

이쯤 되면 웃긴 게, 제가 원래 크림파스타도 좋아하긴 해요. 그런데 치킨이 눈앞에 있으면, 뇌가 “치킨=행복”으로 자동 변환해버리나 봐요.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저는 치킨을 주문한 게 아니라, 치킨 같은 느낌의 크림파스타를 주문해버린 겁니다. 배달앱은 친절하게도 제게 “치킨맛”이라는 환상을 심어놓고 실제로는 “파스타”를 가져다준 거죠. 아… 그래도 이 정도면 배달앱이 제 정신을 조용히 탈취한 느낌인데요.

그래서 한 번 더 생각해봤어요. “그럼 그냥 먹지 뭐.” 라고요. 어차피 시킨 건 제 거고, 기사님이 잘못 가져다준 것도 아니니 다시 연락해도 큰 변화는 없을 것 같았거든요. 다만 냉정하게 말하면, 포장 상태에서 느껴지는 기대감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치킨은 뜯는 순간 바삭함이 먼저 오는데, 파스타는 뚜껑 여는 순간 향부터 올라오잖아요. 순간 입 안이 바뀌는 게 느껴져서 “어? 이게 맞나?” 싶은데, 또 한입 먹어보면 또 그게 맛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저는 그 파스타를 다 먹었어요. 베이컨은 생각보다 짭짤했고, 크림은 느끼한데도 끝 맛이 깔끔했어요. 그런데 먹으면서도 계속 머릿속이 치킨 생각으로 돌아가더라고요. “내가 원래 이럴 사람이었나?” 같은 자아성찰까지 하게 됩니다. 그리고 중간에 치킨 생각이 너무 나서, 냉장고에서 치킨 소스 비슷한 걸 찾아봤는데 그마저도 없어서 더 웃겼습니다. 그래도 마지막엔 그래도 만족하고, 배달앱 주문 내역을 다시 보면서 “아니 왜 나는 매번 이렇게 속냐”라고 자책했죠.

다음 날 친구한테 이 얘기했더니, 친구가 한마디 하더라고요. “너는 치킨을 주문한 게 아니라, 치킨 감성으로 파스타를 주문한 거야.” 듣자마자 아…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결국 저는 메뉴 선택에서 ‘치킨’이라는 단어만 붙잡고 있었던 거고, 실제로는 크림파스타를 고른 거니까요. 그래서 그날 이후로 저는 검색창에 단어만 적는 게 아니라, 화면을 조금 더 끝까지 보고 주문하게 됐습니다.

결론은 간단합니다. 치킨 시킨 줄 알았는데… 다른 메뉴였고, 그 다른 메뉴가 또 맛있어서 더 억울(?)했어요. 그래도 오늘의 교훈은 명확하죠. 주문하기 전에 “다음”을 누르기 전에 한 번만 멈춰서 메뉴명을 확인하자. 안 그러면 언젠가 또 “치킨”이라는 단어에 속아서, 내 저녁 식탁에 엉뚱한 메뉴가 올라올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이상하게도 그날 밤은… 배고픔보다 웃음이 먼저 배를 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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