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지하철역에서 본 이상한 풍경
퇴근길 지하철역에서 내렸는데, 뭔가 이상한 분위기가 확 느껴지더라고. 보통은 사람들 바쁘게 집으로 가는데, 오늘은 왠지 다들 멈춰서서 뭔가를 보고 있었어. 처음엔 사고라도 난 줄 알았지.
그래서 슬쩍 고개를 돌려보니까, 에스컬레이터 앞에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리고 있더라고. 근데 이상한 건, 에스컬레이터가 고장이 난 것도 아니고 멀쩡한데 그냥 모두가 계단으로 내려가고 있었다는 점? 나는 그걸 보면서 ‘뭐지, 저거?’ 싶었어.
사실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보니까 이유가 밝혀졌어. 한 아주머니가 계단 맨 아래 부분에 앉아 계셨는데, 양손으로 무언가를 빙글빙글 돌리고 있었거든. 자세히 보니까, 씨앗 같은 걸 팬스 안에 뿌리고 있었던 거야.
나는 순간 ‘설마 새 모이?’ 싶더니, 맞았다. 정말 그 아주머니가 작은 새떼를 위해 씨앗을 뿌리고 있었던 거지.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그 모습을 보고 감탄하며 각자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 찍기 바빴어. 퇴근길 찐 힐링이랄까.
근데 문제는 그 주변에 아이들이 너무 많았다는 점이었어. 아이들이 새를 쫓으려고 뛰어다니고, 아주머니는 “조용히 하세요” 하면서도 웃으면서 씨앗을 계속 뿌렸지. 그 모습이 참 묘하게 어우러져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어.
한편으론 좀 신기했어. 대부분의 퇴근길은 피곤하고 지친 표정들뿐인데, 오늘은 누군가의 작은 선행이 이렇게 분위기를 바꾼다는 게 새삼 느껴지더라고. 어쩌면 우리가 너무 바빠서 놓치는 소소한 행복들이 이런 데서 숨어있는 건 아닐까 싶었거든.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그 광경에 푹 빠져 있었는데, 갑자기 한 아저씨가 크게 한숨 쉬면서 “내가 여기 다니면서 이렇게 사람들 멍 때리는 거 본 적 없다”라며 농담을 던졌어. 근데 그 말도 일리가 있었지. 모두가 잠깐 멈춰 서서 숨 좀 고르는 순간이 된 거니까.
그렇게 한 10분 정도 지나니까 새들도 씨앗 먹느라 바빠졌고, 사람들도 다시 각자 갈 길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어. 나도 그 광경이 잊히기 전에 스마트폰에 한 장 찍어놨다니까. 다음에 또 이런 장면을 만나면 또 웃음이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퇴근길 지하철역에서 본 이상한 풍경이었는데, 결국은 우리 모두에게 잠깐의 휴식과 따뜻한 미소를 선물한 하루였던 것 같아. 때로는 이렇게 예상치 못한 순간들이 삶에 작은 꽃을 피우는 것 아닐까 싶네.
아, 그리고 나중에 집에 와서 그 사진 보면서 혼자 피식 웃었는데, 아마 그 아주머니 덕분에 나 오늘 좀 더 행복해진 하루였던 듯. 다음에도 꼭 만났으면 좋겠다, 새밥 아주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