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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에게 소음 민원 들어온 날의 반전

2026-10-31 10:41:13 조회 1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이웃에게 소음 민원 들어온 날의 반전, 그날은 진짜 제가 조용히 살려고 애쓰고 있었는데도 사건이 터졌습니다. 새벽도 아니고 저녁 9시쯤이었나, 관리실에서 전화가 딱 오더라고요. “OO호에서 소음 민원 들어왔습니다. 가능하면 자제 부탁드립니다.”라고요. 그 순간 머릿속에 든 건 딱 하나였습니다. ‘내가 뭘 했지? 오늘은 진짜 아무것도 안 했는데?’

저는 바로 상체를 세우고(전화 받으면서도 습관처럼) 집 안을 둘러봤습니다. 음악도 안 틀었고, TV도 볼륨 낮췄고, 가구 옮긴 것도 없고요. 청소도 오후에 끝냈고, 그마저도 진공청소기 대신 걸레로 대충 끝냈습니다. ‘설마 내가 드릴로 무언가를…’ 같은 생각까지 하니까 자꾸 제 손이 떠오르더라고요. 결론은 하나였어요. “혹시 누가 저희 집 문 앞에서 뭔가 떨어뜨린 건가?”

그날 저는 참 억울했지만, 그래도 민원은 민원이라 조용 모드로 들어갔습니다. 휴대폰 진동도 끄고, 유튜브도 이어폰으로만 보고, 심지어는 집 안을 걸을 때도 발끝으로 ‘사뿐사뿐’ 걸었습니다. 진짜로 발소리가 줄어드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런데도 마음 한구석은 계속 불편했습니다. “내가 무슨 소리를 내는지 모르겠으니 다음엔 더 조심할 방법이 없잖아.”

문제는 민원 전화가 오고 나서부터가 시작이었습니다. 10시쯤 됐을 때, 반대편 복도에서 누가 지나가는 소리가 나더니 “쿵” 하고 아주 묵직한 소리가 들렸어요. 저희 집 내부가 아니라, 복도 쪽에서 울리는 느낌이었는데도 마음이 급해져서 또 귀를 세웠습니다. 이상하다 싶어서 현관 쪽으로 가서 문틈을 살짝 보려는 순간, 또 “쿵쿵” 하더라고요. 그 소리가 마치 누가 계단을 뛰어내리듯 규칙적으로 반복됐습니다.

저는 참다못해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복도를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복도에는 아무도 없고, 대신 엘리베이터 앞에 놓인 택배 박스가 하나 있었어요. 누가 문 앞에 두고 갔는지 테이프가 조금 풀려 있었고, 박스가 바람에 살짝살짝 흔들리는데 그 충격이 아래층으로 이어지는지 모르겠더라고요. 문제는 그 박스가 저희 동선이랑 정확히 맞물리는 위치였다는 겁니다. 즉, 제가 조용히 있어도 복도 쪽 울림이 제 집으로 들어오는 구조였던 거죠.

“그래도 민원은 민원이니, 일단 제 쪽은 확실히 해야지.” 싶어서 관리실로 다시 연락했습니다. “방금 제가 복도 확인해보니 엘리베이터 앞에 박스가 있었는데, 그게 흔들릴 때 소리가 나는 것 같아요. 혹시 그쪽 확인 가능할까요?”라고 말했더니 관리실 직원이 잠깐 뜸을 들이더니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네, 확인해볼게요. 그런데 한 가지 더 있는데요.”

“어떤 소음이었냐고 하셨을 때, 민원인 분이 ‘탁탁거리는 게 밤마다 들린다’고 하셨대요.” “탁탁?” 저는 순간 멈칫했습니다. 제 집에서 탁탁이라면 보통 무얼 의미하죠. 마치 손으로 책상을 두드리는 소리, 혹은 스피커 진동, 아니면 창문 바람에 달린 뭔가가 치는 소리. 그런데 그 탁탁이… 방금 제가 봤던 박스의 흔들림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저는 집에서 걸을 때도 발끝으로 다니면서 ‘사뿐사뿐’이었는데, 민원은 오히려 제가 뭘 두드린 것처럼 들린 거죠.

그때 정말 반전이 왔습니다. 관리실에서 다시 연락이 와서는, “확인 결과 박스가 아니라… 그날 새로 설치한 무언가가 있었어요. 누군가가 복도에서 벽걸이 선반을 장착하다가 나사 조절을 잘못해서, 그게 밤에 진동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민원 주신 분이… 지금 그 장치를 설치한 집이 아니라 다른 호수를 보고 착각하신 것 같아요.”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제 입장에서는 ‘나 때문인 줄 알고 억울해한 1인’이었고, 반대편 민원인 입장에서는 ‘조용히 살고 있었는데도 내가 원인인 것처럼 찍힌 1인’이었던 겁니다.

저는 그날 저녁에 바로 웃음이 나왔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그동안 얼마나 조용히 살려고 애썼는지, 그 노력이 사실은 복도에서 벌어진 공사 잔진동에 대한 경례였거든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소음 민원이 틀렸다는 걸 무작정 비웃을 생각은 없었어요. 민원은 소중한 안전장치니까요. 대신 그날은 정말 깨달았습니다. 소음은 보통 내가 내는 게 아니라, 내가 오해해서 떠맡는 경우가 있다는 걸요.

그리고 며칠 뒤, 우연히 엘리베이터에서 같은 동에 사는 분과 마주쳤습니다. 그분이 먼저 인사를 하시더니 “아, 지난번에 민원 넣으셨던… 혹시 오해였던 것 같아요. 요즘 복도가 시끄럽더라고요.”라고 하셨어요. 저는 “그러게요. 저도 ‘내가 뭘 했지’ 하면서 밤마다 발끝으로 걸었어요. 근데 알고 보니 제 탓이 아니라 복도 탓이었더라고요.”라고 말했죠. 그분도 웃으며 “그럼 발끝으로 사시는 분이 여기 계셨네요” 하고 농담을 던졌습니다. 저는 그 말이 너무 웃겨서, 그날만큼은 정말로 마음이 가벼웠어요. 발끝으로 걸으면 소음도 줄고, 오해도 줄고, 무엇보다… 제가 괜히 ‘사뿐사뿐’이라는 밈이 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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