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출근길 지하철에서 겪은 어이없는 에피소드
회사 출근길 지하철에서 벌어진 일인데, 아직도 생각하면 어이없고 웃음이 나온다. 평소처럼 아침 7시쯤, 지하철에 탔는데 이미 사람이 꽉 찼다. 나는 그 좁은 틈새에 끼어 앉으려 하는데, 옆에 서 있던 아저씨가 갑자기 내 팔을 붙잡으며 “잠깐만요, 저기 좀 비켜주세요”라고 말했다.
처음엔 그냥 지나가려나 보다 싶었는데, 그 아저씨는 내가 앉으려던 자리 바로 앞에선 못 간다며 어거지로 내 앞을 지나가려 하더라. 그래서 내 팔을 잡고 있으면서 몸을 밀기 시작했고, 나는 ‘아, 이거 좀 무례하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순간, 그 아저씨가 갑자기 내 휴대폰 화면을 쭉 쳐다보면서 웃기 시작했다. 뭔가 이상한가 싶어 보니, 내 폰에 친한 친구가 보낸 ‘회사 출근길 꿀팁’이라는 카톡 이미지가 떠 있었는데, 거기 “출근길 지하철에서는 자리를 잘 잡는 게 승리의 열쇠!” 이런 문구가 딱 보였던 거다.
아저씨는 그걸 보더니 “하하, 너도 출근길 전투냐? 나도 그렇다니까” 하면서 갑자기 나하고 친근하게 말 걸기 시작했다. 그래서 좀 긴장 풀리고 웃으며 “네, 진짜 매일 아침 전쟁터예요”라고 했는데, 아저씨는 곧바로 자기 지갑에서 뭔가 꺼내더니 내 손에 쥐어줬다.
“이거 받아, 배고플 텐데” 하면서 초코바 하나를 건네는 거다. 순간 너무 당황해서 “아, 감사합니다”라고 받긴 했는데, 뭔가 상황이 몹시 어색했다. 지하철 안에서 초코바 받고 갑자기 친구처럼 된 기분? 주변 사람들도 이 광경을 슬쩍 쳐다보고 있어서 뭔가 민망하기도 했다.
그런데 갑자기 지하철 문이 열리면서 사람들이 우르르 타기 시작했고, 아저씨는 그 틈을 타서 사라져 버렸다. 나는 초코바 하나 들고 멍하니 앉아 있는데, 주변 사람들도 그냥 과묵하게 자기 자리로 옮겨갔다. ‘이게 뭐지?’ 싶으면서도 마음 한켠에 은근한 따뜻함이 남았다.
사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이렇게 누군가와 짧게 교감하는 일은 거의 없으니, 묘하게 기억에 남았다. 아저씨가 누군지, 왜 갑자기 나한테 친근하게 굴었는지 알 수 없지만, 초코바는 맛있게 잘 먹었다.
그리고 출근길 내내 마음이 조금 가벼웠다. 지하철에서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 아니라, 가끔은 이렇게 예상치 못한 작은 선의가 있기도 하구나 싶어서. 그런 게 결국 우리네 일상에 작은 따뜻함을 주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