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돌아다니던 고양이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
회사 복도에 갑자기 고양이가 나타났다. 정확히 말하면, 어제부터 돌아다니기 시작한 길고양이였는데, 처음 본 사람들은 다들 “어? 회사에 고양이?” 하며 신기해했다. 나도 그날 문 열고 나오는데 갑자기 고양이가 내 다리 사이로 슬쩍 지나가서 약간 당황했다. 직원들 사이에선 금세 ‘회사 고양이’로 등극했다.
처음엔 그냥 눈으로 한 번 보고 지나갔는데, 하루 이틀 지나다 보니 완전 마스코트가 되어버렸다. 점심시간마다 고양이 불러 먹이 주는 사람들도 생겼고, 심지어 회의실 앞에 고양이용 쿠션을 놓는 팀도 나타났다. 뭐, 회사 분위기가 좀 풀어지는 건 좋았지.
그런데 문제는 고양이가 너무 활발했다는 거다. 특히 내 자리 주변을 자주 드나들었는데, 한 번은 중요한 프레젠테이션 직전 내 노트북 키보드 위로 폴짝 뛰어 올라가서 화면을 가리는 바람에 다들 빵 터졌다. 덕분에 프레젠테이션 도입 부분이 조금 늦어졌는데, 어쩐지 분위기가 더 부드러워졌다.
하지만 이러다 보니 사무기기 피해도 속출했다. 어느 날은 복사기 안에서 고양이가 자고 있어서, 복사 제대로 안 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담당자가 복사기 앞에서 한참 고양이랑 씨름하는 모습에 다들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다. 그 와중에 한 동료가 “저게 복사기 귀신인가?” 하면서 농담을 던지니 분위기가 완전 풀어졌다.
그러다 결국 한상무님까지 고양이 이름을 지어주자는 제안을 했고, 투표 끝에 ‘복실이’로 결정됐다. 복실이는 왜 그런지 이름이 딱 맞았다. 복도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실실 미소 짓는 것처럼 느껴지는 바람에 다들 애정이 더욱 깊어졌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복실이가 회사 안의 작은 해프닝을 만들어내면서도, 사람들 스트레스가 꽤 풀린 것 같다. 갑자기 몰려온 업무 폭탄도 복실이 덕분에 잠시 잊고 서로 농담도 하고, 커피 타임에 다 같이 고양이 얘기에 빠져들고 말이다. 확실히, 고양이는 사무실의 비공식 힐러였다.
어느 날 점심시간, 내가 복실이를 부르니까 냉장고 쪽에서 슬금슬금 다가와서 내 다리 밑에 파묻힌 거다. 허리 숙여 쓰다듬는데, 갑자기 복실이가 내 발목을 쿡쿡 찔렀다. 와, 그 순간 ‘내가 사람이 아니라 고양이 놀이 상대구나’ 싶더라. 다들 그런 경험 한 번쯤 있지 않나?
한마디로, 고양이 하나가 우리 회사 분위기를 싹 바꿔놨다. 회의실에서 딱딱한 분위기 대신 복실이 때문에 웃음꽃이 피었고, 일상에 작은 즐거움을 선사했다. 물론, 업무 집중이 조금 흐트러지는 문제도 있었지만, 그게 뭐 어때서. 사람이니까 가끔은 따뜻한 해프닝도 필요하지 않겠나.
그리고 지금 복실이는 회사 주변 어딘가에서 또 다른 해프닝을 준비 중일지도 모른다. 뭐, 그게 알 수 없는 고양이의 매력이니까. 우리도 모르게 고양이 덕분에 사람 냄새 나는 회사가 된 것 같아, 그게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