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점심시간에 발견한 이상한 점심 도시락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내 옆자리 동료가 도시락을 꺼냈는데, 뭔가 이상하더라. 보통의 도시락은 밥, 반찬 몇 가지가 정갈하게 들어있는데, 이 친구 도시락은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어.
일단 도시락 용기가 좀 특이했어. 플라스틱 용기인데 뚜껑이 두꺼워 보이고, 무게감이 꽤 있더라고. 근데 열어보니까 더욱 신기한 일이 벌어졌지. 밥도, 반찬도 아닌 게 들어있는데, 그게 바로 컵라면 통조림 같은 작은 통 여러 개였거든.
통 안에는 꽃게살, 참치, 청양고추가 들어간 소스, 그리고 해물탕 육수까지 아주 작은 사이즈로 담겨 있었어. 동료 왈, “오늘은 내가 도시락 대신 미니 해산물 세트 가져왔어”라고. 그때부터 우리끼리 그 도시락 이름을 ‘해산물 미니멀리즘’이라고 불렀다니까?
처음에는 무슨 애장품 수집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 친구가 최근에 다이어트 중이라서 양을 줄이고, 대신에 질 좋은 재료들로 점심을 챙기고 있다고 하더라. 그런데 그 미니 통들을 하나하나 뜨거운 물에 데워서 먹는 모습이 좀 웃겼어.
다른 동료는 도시락을 꺼내면서도 입을 벌릴 뻔했는데, 자기는 그냥 전자레인지에 돌릴 수 있는 김치볶음밥이 최고라고 외쳤지. 확실히 나도 귀찮아서 그런가, 간편한 도시락이 제일 편하긴 하더라고. 하지만 이 친구는 묘한 고집이 있나봐.
그걸 보면서 문득 회사생활도 사실 이렇게 다양하게 스펙트럼이 넓다는 생각이 들었어. 각자 자기 방식대로 점심시간을 보내는 거니까. 또 저 도시락 덕분에 우리 점심시간이 평소보다 훨씬 더 활발하게 이야기가 오갔고 재미있었고 말이지.
또 이 친구는 점심시간 후, 남아있는 작은 통들을 깔끔하게 모아서 쓰레기통에 버리는데 그 모습도 뭔가 정성스럽고, 도시락을 먹는 것 하나에도 철학이 있는 것 같아 웃음이 났어. 나도 한 번쯤 진지하게 도시락을 바꿔볼까 싶다가도, 결국엔 간단히 끝내는 내 모습이 떠올라 웃음이 계속 났지.
점심시간이 끝나고 나서도 그 ‘이상한 점심 도시락’ 이야기는 며칠 동안 사내에서 작은 웃음거리였어. 가끔 누가 도시락 꺼낼 때마다 “오늘도 해산물 미니멀리즘?”하며 장난치기도 했고. 심지어는 나도 집에 가서 소형 통조림들을 사모으기 시작했다니까.
어쩌면 우리는 모두 이 도시락처럼, 조금씩 자신만의 개성으로 가득한 조각들을 품고 회사라는 세상에 출근하는 게 아닐까. 그날도 나는 문득 그런 생각에 빠져서 오늘 점심으로는 그냥 편의점 김밥을 샀다.
그리고 웃기게도, 내 김밥 한 줄이 그 ‘이상한 점심 도시락’보다 훨씬 평범하게 느껴지면서도 그 평범함 속에서 묘한 안정감이 전해졌달까? 어쩌면 진짜 ‘이상한’ 건 다름 아닌 보통의 일상 아닐까 싶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