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서 산 가구 조립하다 벌어진 난리
당근마켓서 산 가구 조립하다 벌어진 난리, 진짜 이거 시작부터 내 정신이 혼미해졌다. 집에 도착한 박스를 열자마자 나오는 부품들 보면서 '이걸 다 조립하라고?' 하는 생각만 몇 번 반복했다. 설명서도 무슨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 보는 줄 알았다. 그림이 복잡한 건 둘째치고, 번호도 안 맞고 뭔 부품인지 도통 감이 안 잡혀서 멘붕 오기 딱 좋았다.
먼저 조립하려고 나사 몇 개를 꺼내다가 갑자기 바닥에 굴러 떨어진 작은 나사 하나가 실종됐다. 한참을 찾다가 반쯤 포기 상태로 바닥 기웃거리는데, 그 와중에 조립하던 부품 하나가 뒤집혔다. ‘이거 방향 맞나?’ 하면서 다시 떼고 돌리고 반복하는 게 몇 번이었는지 모르겠다. 사진 찍어놓은 설명서가 이미 몇 장씩 찢어지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도대체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하나도 없다는 거였다. 설명서엔 순서가 적혀 있었는데, 막상 실제 부품들이랑 대조해보니 번호가 엉망진창이었다. 그 중 몇 개는 아예 설명서랑 다른 모양이라 ‘설마 이거 가짜 부품 온 거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했다. 결국 인터넷 찾아서 비슷한 제품 조립 후기 보고 분위기를 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조립하는 동안 손은 점점 더 떨리고, 인내심은 바닥나고 있었다. 주변엔 커피랑 간식 쌓아놓고 ‘나 오늘 이거 꼭 끝내야해’라면서 자학 모드로 들어갔다. 그런데 한참 하다 보니 미세하게 부품 간 간격이 맞지 않아서 조여지는 나사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 게 보였다. 이걸 어떻게 조립하라는 건지 진심으로 물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게다가 가구 하나 마무리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다 보니 손가락에 멍이 들고, 허리도 뻐근해서 자세도 쓰러져 가는 수준이었다. 집에서는 가족들이 ‘도와줄까?’ 물어보는데 오히려 혼자 하겠다고 고집부려서 혼자서 혼자 싸우는 느낌이었다. 사소한 부분에서 계속 막히니까 “왜 난 이런 걸 선택했을까” 후회만 깊어졌다.
하이라이트는 조립 완료 직전, 마지막 큰 판넬을 끼우려고 하는데 맞질 않는 상황. 좌우가 뒤바껴서 다시 분해하고 조립하고 반복하는데, 그 과정에서 몇 개 부품이 살짝 휘어져 버렸다. ‘아, 이러다 진짜 부셔지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에 진짜 끝까지 숨겨놓았던 인내심도 거의 다 사라졌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어서 '뭐, 가구가 이렇게 고생해서 완성되는 거지'라며 스스로 위로했다.
한 시간이 넘게 씨름하다가 간신히 완성한 가구를 보면서 뿌듯함과 피로가 동시에 몰려왔다. 책상을 새로 산 건데, 이 책상에 앉아 억지로 조립 소감을 적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다음부터는 절대 조립 가구 안 사야겠다’ 다짐하며 발라당 누웠다. 그래도 그 고생 끝에 뭔가 완성했다는 느낌은 쏠쏠했다.
마지막으로, 당근마켓에서 구매한 가구 조립하다가 벌어진 이 난리, 앞으로 당근마켓 가구는 잘 보고 사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리고 혹시 짐 싸다가 박스에 들어 있는 설명서부터 이상하면 일단 인터넷 후기부터 보고 시작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 요즘 세상에 이 정도 조립 난이도면 분명히 미리 후기 공유한 사람이 있을 테니까.
끝까지 읽은 분들은 혹시라도 가구 조립하다 미쳐버릴 것 같으면 잠시 멈추고 커피 한 잔 하시길 바란다. 그리고 가끔은 그냥 조립 안 해도 되는 가구 사는 게 진짜 돈이 아깝지 않다는 진리를 새삼 깨닫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