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갑작스레 나타난 길고양이와 나눈 교감
어느 날 저녁, 집 앞 골목을 지나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길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났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가려 했는데, 고양이가 내 발 앞에 멈춰 서서 쳐다보더라. 그 눈빛이 어찌나 진지하고 매력적인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조심스레 손을 뻗었는데, 고양이가 놀라서 도망갈 줄 알았는데 의외로 가까이 다가왔다. 이상하게 딱히 경계심이 없는 듯한 모습이 신기했다. 골목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 고양이만큼은 아무도 신경 안 쓰는 듯했다.
사실 평소에 길고양이한테 다가가 본 적이 별로 없어서 살짝 긴장도 됐다. 혹시라도 손을 할퀴진 않을까 걱정도 되고. 그런데 고양이는 오히려 내 손등을 코끝으로 살짝 스치며 친근함을 표현했다. 그 순간 묘한 감정이 밀려왔다.
한 10분 정도였을까? 고양이는 내 옆에 계속 머물렀고, 나는 주머니에서 간식으로 챙겨온 캣푸드를 내밀었다. 고양이가 낯선 손길에 먹이를 받아먹는 걸 보니, 왠지 모르게 작은 신뢰가 쌓인 느낌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골목 벽에 누군가가 적어놓은 ‘길고양이가 종종 출몰하니 조심하세요’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이 녀석은 분명 이 동네를 나름대로 지키는 수호자 같은 존재일지도 몰라.
고양이와 눈을 마주치는 동안 생각해봤다. 동네 사람들은 왜 이 고양이에게 관심을 안 주는 걸까. 분명 누군가가 슬쩍 밥이나 주긴 할 텐데, 그래도 서로 교감을 나누는 사람은 드문 듯했다. 나도 오늘 우연히 만나서 이렇게 교감하게 되다니 신기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그런데 고양이가 갑자기 일어나 어디론가 가려는 듯 몸을 돌렸다. 아쉬운 마음에 한 발자국 더 따라가 봤다. 고양이도 뒤돌아보며 마치 “나도 가야 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순간 둘 다 뭔가 알 수 없는 약속을 한 기분이었다.
갈 때까지 멀리서 한참 바라보았다. 고양이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지만, 그 눈빛은 아직도 머릿속에 선명하다. 그 짧은 순간에 느꼈던 묘한 온기와 서로를 이해하는 듯한 교감이 참 소중하게 다가왔다.
이후로도 가끔 그 골목을 지날 때마다 눈을 부릅뜨고 찾아보게 된다. 혹시 또 만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그리고 마음 한편에는 이런 생각도 든다. ‘길고양이도 누군가의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그래, 세상 만사가 다 그렇지 뭐. 갑작스럽게 나타나 내 하루에 작은 특별함을 선물해 준 그 길고양이에게 조용히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앞으로도 가끔은 이렇게 예상치 못한 만남이 내 삶에 숨통을 틔워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