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받은 생일 선물, 예상 밖의 반응
회사에서 생일이라고 조용히 내 자리 책상 위에 작은 박스 하나가 놓여 있었다. 솔직히 이런 거 안 받으면 서운하잖나. 그래서 되게 기대하면서 상자를 열었는데, 안에 있는 건 뭔가 빛바랜 책 한 권이었다.
‘어? 이거 뭐지?’ 하고 책 표지를 보니까, ‘회사 생활의 성공 비법’ 같은 제목이었다. 음... 선물로 책이 나쁘진 않은데, 이게 좀 사내 교육 교재 느낌이 강하게 나는 거다. 그걸 일부러 빛바래 한 것 같은 인쇄체에, 내부 구석구석에 형광펜 줄까지 쳐져 있었다.
그리고 그 밑에 작은 쪽지가 하나 붙어 있었다. 쪽지에는 “이걸로 네 커리어가 대박나길!”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때 뭔가 현타가 왔다. 생일인데, 축하한다기보다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만 받아들여져서 살짝 어색해졌다.
그래서 옆에 있던 동료한테 말을 건네봤다. “야, 이거 회사가 좀 딱딱한 선물 준 거 아냐?” 그 친구는 “어, 그래도 책이라도 줬으니 다행이지. 난 작년에 아무 선물도 안 받았잖아”라며 살짝 위로해줬다.
그런데 잠깐 생각하니까 웃겼다. 평소에 회사에서 딱딱하고 재미없기로 소문난 우리 팀에서 이런 ‘교재 선물’이라니, 아이러니 그 자체였다. 마치 내 생일을 ‘업무 마감일’처럼 받아들이는 느낌?
그래서 슬쩍 책장을 넘겨봤는데, 의외의 구석에서 재밌는 문구를 발견했다. “스트레스 받을 땐 깊게 숨 쉬고 3초간 참기!” 같은 어찌 보면 별것 아닌 자기계발 전형적인 팁들이 적혀 있었다. 그 순간 갑자기 빡치다가도 좀 웃음이 나왔다.
생일인데 이렇게 교재 선물을 받는 것도 웃기고, 그걸 읽으면서 ‘진짜 회사 다니기 힘들긴 하다’고 다시 한 번 느껴졌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다. 어쩌면 이 선물은 나한테 ‘너 이제 어른이니까 잘 견뎌라’라는 메시지가 담긴 걸지도 모른다고.
그래도 다음 해 생일에는 좀 더 진짜 생일 같은 선물을 받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다. 아, 그리고 이 얘길 SNS에 올렸더니 “회사도 나름 센스가 있네”라는 반응과 함께 의외로 재미있다는 댓글도 꽤 많이 달렸다.
결국 이 선물은 회사의 진심과는 별개로, 내 생일 한 판의 훈훈한 에피소드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다짐했다. 다음 생일에는 직접 원하는 걸 슬쩍 흘려야겠다고. 그래야 진짜 마음에 쏙 드는 선물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
그렇지만 어쩌면, 이 책 한 권이 내 회사 인생의 반전 포인트가 될지도 모르지. 뭐, 생일 선물 받고 당황한 썰 끝. 피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