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방에서 맞닥뜨린 벌레와 벌어진 사투
자취방에서 맞닥뜨린 벌레와 벌어진 사투는 진짜 내가 인생에서 겪어본 가장 긴박한 순간 중 하나였다. 그날은 그냥 집에서 쉬려고 했는데, 갑자기 거실 조명 밑에서 맴돌던 그 벌레를 발견한 게 시작이었다. 첨에는 그냥 작은 벌레인 줄 알고 무심코 지나쳤는데, 이게 웬걸, 점점 내 쪽으로 다가오는 게 아닌가.
그때부터 내 머릿속은 벌레 퇴치 계획으로 꽉 찼다. 그런데 문제는 이 벌레가 좀 만만치 않았다. 그냥 툭 치면 될 줄 알았는데, 이 녀석이 생각보다 기민했다. 내 손이 닿기 전에 사뿐히 몸을 숨기고, 다시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했다. 이래서 벌레 사투가 “심리전”이라는 말이 있는 모양이다 싶었다.
나는 일단 무기를 찾아 나섰다. 종이컵과 두꺼운 플라스틱을 들고 신중히 접근했는데, 벌레는 좌우로 살금살금 이동하며 나를 시험하는 듯했다. 한 번은 거의 잡을 뻔했는데, 내가 긴장한 나머지 스피드를 내지 못해 기회를 놓쳤다. 그 순간 내 심장 박동은 거의 180을 찍었다.
벌레가 한쪽 벽 구석에 몰리는 순간을 포착하고, 나는 스스로에게 ‘이번이 마지막 찬스다!’라고 외치며 재빠르게 종이컵을 덮었다. 하지만 끝났다 싶던 그때, 벌레가 기적처럼 작은 틈새로 빠져나갔다. 그 틈새가 자취방 벽과 책상 사이에 딱 있었는데, 진짜 그 순간의 허무함은 아직도 생생하다.
급기야 나는 구글링을 했다. ‘자취방 벌레 퇴치법’, ‘초스피드 벌레 잡기’ 등 다양한 키워드를 넣고 검색 결과를 바탕으로 나만의 전략을 짰다. 휴지로 터널을 만들어서 벌레를 그쪽으로 유인한 뒤, 순식간에 컵으로 덮는 방법이었다. 과학적이진 않지만 내 논리에는 완벽히 부합했다.
전술을 바꾸니 벌레가 조금씩 내 계획에 말려들기 시작했다. 나도 몰랐는데 이런 상황에선 집중력이 엄청나게 상승하는 모양이다. 평소라면 잘 안 보이던 사소한 움직임까지 포착하는 내 모습에 ‘내가 진짜 트랩 마스터가 된 느낌’이 들었다.
마침내 벌레를 완벽하게 컵 안에 가두고, 뒷문 밖으로 몰래 내보내는 데 성공했다. 그 순간 손에 땀이 줄줄 흘렀고, 숨을 크게 쉬며 “이게 바로 자취생의 생존기구다!”라고 혼잣말을 했다. 벌레와 벌어진 이 작은 전쟁이 내 하루를 이렇게 소모시키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어느새 내 옆에 있던 작은 선반 뒤에서 또 다른 녀석이 나타났다. 그땐 이미 내 체력이 바닥나서 “아 진짜 이러다 집에 내가 벌레랑 사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결국 이 경험 덕분에 나는 벌레 대처 능력치가 조금은 올라간 게 확실했다.
이렇게 자취방에서 벌레와 맞닥뜨린 사투는 끝났고, 나는 다시 맥주 한 캔을 들고 조용히 자기 전에 웃었다. ‘벌레도 나름의 생존 전략이 있구나, 나도 질 수 없지’ 하면서. 다음에 또 벌레가 나타나면? 그땐 아마 더욱 냉철하게, 더욱 빠르게 움직일 자신이 있다.
그리고 혹시 누군가 자취방에서 벌레 만났으면 말해주고 싶다. “너도 곧 전사가 되는 거야”라고. 이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그저 시작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