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마트 앞에서 우당탕탕 벌어진 중고 거래 현장
동네 마트 앞에서 중고 거래가 시작되는데, 벌써부터 뭔가 이상하다. 판매자 얼굴이 점점 굳어지더니, 갑자기 작은 소리로 “아니, 이거 진짜 맞나요?” 하고 중얼거린다. 구매자는 그것도 모르고 연신 폰으로 뭔가를 확인하며 “이게 인터넷에서 제일 인기 있던 모델 맞잖아요?”라고 바짝 다가선다.
거래 아이템은 오래된 게임기였다. 마트 앞 평범한 벤치 위에 놓여 있었는데, 상태가 생각보다 심상치 않다. 기스도 많고, 버튼 하나는 눌러도 안 눌리는 듯 렉 걸린 느낌. 그런데도 서로 가격 흥정은 어찌나 치열하던지, 지나가던 사람들이 슬쩍 구경하기 시작했다.
판매자는 “이거 출시 당시 정품 맞고, 내부 청소도 다 했습니다”라며 막판 프레젠테이션을 하려는데, 구매자 표정이 점점 애매해진다. 알고 보니 구매자는 중고 거래 초짜였던 터라 그 상태를 보고서도 잘 모르고 덜컥 결제하려는 찰나였다.
근데 갑자기 옆에서 한 아저씨가 “야, 저거 내가 예전에 쓰던 건데, 버튼 한번 누르면 비프음 안 나?”라며 갑자기 끼어든다. 순간 두 사람 모두 머리가 하얘진 듯. 판매자는 “맞아요, 그런 특성이 좀 있어요”라며 얼버무리고 구매자는 “그게 문제 아니에요?”라며 의심 폭발.
그 와중에 지나가던 아이가 “어머, 저거 나도 집에 있는데!” 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구매자는 아이 엄마한테 “애가 이거 좋아하나 봐요? 싸게 사면 애 기분도 좋을 것 같은데...”라며 갑자기 아이의 취향까지 계산에 넣는다. 판매자는 어지간히 설명해도 “그냥 싸게 드려야겠다”는 표정이었다.
허나 상황은 점점 꼬여만 간다. 구매자가 카드 결제하려고 하는데, 여기저기서 잔돈 바꿔달라는 사람들까지 몰려들며 갑작스러운 돈 소동이 벌어진 것. 마트 직원도 마침 쉬는 시간이라 현장에 섰다가 분위기 파악 못 하고 멀뚱멀뚱 쳐다본다.
판매자는 “그냥 현금이 제일 편해요”라며 뒤로 물러났다가, 어느샌가 두 사람이 둘러싼 주위 사람이 점점 많아지면서 중고 거래가 마치 즉석 경매장처럼 변신했다. 웃음도 터지고, 누군가는 “잘 됐네, 동네 행사라도 된 거 아니냐”며 농담까지 했을 정도였다.
마침내 거래는 겨우 끝났는데, 구매자는 이내 “이거 고장 나도... 그냥 운명으로 받아들이자”라며 실없는 말을 던졌다. 판매자는 그래도 “고장 나면 제가 수리 방법 알려드려요”라며 진심을 담았다가 다시 한번 마음이 복잡해졌다.
동네 마트 앞에서 우당탕탕 벌어진 중고 거래 현장, 결과는 이랬다. 두 사람 모두 중고 거래의 진짜 ‘고수’는 아닌 듯했고, 지나가던 사람들에겐 소소한 즐거움을 안겼다. 누가 봐도 웃긴 일인데 어쩐지 끝나고 나니 “다음에는 중고 거래도 마트 앞이 아니라 카페에서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결국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서로 약간의 사기꾼 기운과 ‘나는 진짜 잘 산다’는 자부심을 품고 집으로 돌아갔을 테니, 동네 마트 앞 우당탕탕 중고 거래는 이렇게 찐 웃음과 함께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