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초반, 카톡이 너무 뜸해서 벌어진 해프닝
연애 초반인데 카톡이 너무 뜸해서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 만나서도 괜찮은데, 카톡만 오면 1~2줄 간신히 보내고 답장도 몇 시간씩 늦게 오는 스타일이었다. 나도 바쁘지만, 너무 차가운 느낌에 자꾸만 생각이 많아졌다.
처음에는 ‘아, 아마 조심스럽게 다가가려나 보다’ 생각했다. 서로 감정이 처음이라 조심스러운 거겠지.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딱 하루 카톡이 끊겨버렸다. ‘뭐지? 나 싫어진 건가?’ 갑자기 불안감이 몰려왔다.
그래서 용기 내서 “요즘 카톡이 너무 뜸한데 무슨 일 있는 거야?”라고 물었다. 답장은 “아, 그냥 바빴어” 한 줄. 아, 역시 일상이 바쁘구나 싶었다. 그런데 그 뒤로도 카톡 패턴은 변함없었다. 계속 뜸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과 모임에서 슬쩍 이 얘기를 꺼냈다. 내 사연을 들은 친구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너 그 사람 폰 좀 봐봐, 카톡 대화창에 ‘배틀그라운드 초대’ 메시지 많더라.”
그 말을 들은 나는 깜짝 놀랐다. 설마 게임에 푹 빠져서 카톡을 등한시한 걸까? 바로 그날 밤, 몰래 그의 폰을 빌려 카톡 대화 기록을 봤다. 진짜였다. 친구들이랑 게임 초대하고, 게임 얘기로만 카톡이 뒤덮여 있었다.
‘아... 이래서 내 카톡에 답장이 저 모양이었구나’ 하는 생각에 화가 났지만, 동시에 웃기기도 했다. 내가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 게 아니라, 진짜로 게임에 집중한 거였다.
다음 날, 살짝 장난스럽게 물었다. “게임 좀 줄이고 나한테 카톡 좀 많이 해줄래?” 그랬더니 그는 멋쩍게 웃으며 “알았어, 다음부터는 네가 게임 친구 1호야”라고 했다.
그 후로 카톡 빈도가 조금씩 늘어나고, 게임 얘기도 적당히 섞이면서 대화가 훨씬 자연스러워졌다. 때론 이렇게 작은 오해가 큰 웃음거리가 되기도 한다는 걸 알게 됐다.
요즘은 가끔 그가 게임에 빠져 있을 때, 나도 몰래 다른 친구들에게 “내 남친 배틀본좌다”라고 자랑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연애 초반의 카톡 뜸함, 사실 너무 큰 기대감 때문이었구나”.
그래, 뜸해도 너무 뜸해서 미칠 것 같았지만, 덕분에 만남의 재미가 하나 더 늘었다. 다음에 누가 그런다 해도 이렇게 말해야겠다. “카톡 뜸하면 게임 중이다, 속상해 말고 기다려라.” 피식, 인생 참 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