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자취방 월세날 기억나는 배달비 절약법
첫 자취방에서 맞은 월세날, 배달비 절약법이 뭔지 몸소 깨닫던 날이 있었다. 그날따라 배달비가 왜 그렇게 비싸 보이던지, 그냥 내가 배달비를 절약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결심이 확 들었다.
보통 월세 내는 날이면 한 달 생활비가 빡빡해져서 '오늘은 밥도 저렴하게 먹자'면서 마음먹는데, 그날따라 갑자기 엄청 치킨이 땡겼다. 근데 치킨집마다 배달비가 기본 3000원에서 5000원까지, 심지어 일부는 6000원도 넘었다. 일단, 내 자취방은 골목 안쪽이라 치킨집들이 다 조금 멀어진 것도 한몫했다.
그래서 우선 첫 번째 생각, "친구 불러서 같이 시켜서 배달비 나누자"였다. 근데 제일 친한 친구는 그날따라 약속 있다고 완전 차단해서 급 당황. 그래도 다른 앱에서 단체 주문 이벤트를 찾아봤는데, 딱 맞는 집이 없고, 또 각자 원하는 메뉴가 달라서 애매했다.
그래서 두 번째 생각, 직접 방문해서 픽업하기! 배달비 0원 이거다. 근데 갑자기 귀찮음이 밀려와서 고민했다. 그 근처 치킨집까지 걸어가려면 20분은 족히 걸릴 거여서 배달비 아끼겠다고 운동화 신고 나갔다가, 결국 40분 후에 땀에 흠뻑 젖어 돌아왔다.
그 와중에 배달 앱을 열어보니 갑자기 눈에 띈 게 '배달비 무료' 이벤트. 이왕이면 여기에서 시켜보자 싶어 다시 주문. 근데 이벤트를 적용하려면 최소 금액이 정해져 있었다. 근데 혼자 먹을 양을 그 가격만큼 시키는 게 가능하냐고…
결국 고민 끝에 치킨 한 마리랑 사이드 메뉴까지 추가해서 주문했는데, 배달비는 무료! 근데 양이 많아서 결국 다음날까지도 배달 음식 먹는 신세가 됐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배달비 3000원 안 아낀 것보단 낫지 싶었다. 마침 내 자취방 앞에 분리수거함도 있어서 박스는 바로 버릴 수 있었고, 마음은 가벼웠다.
그렇게 첫 월세날 치킨 배달비 절약법의 교훈은 '친구 없으면 배달비 무료 이벤트 찾아서 양 많게 시켜두자'였다. 물론 매번 그렇게 먹으면 살은 찌겠지만, 그날만큼은 배달비 절약이 내 최우선 목표였다.
이 경험 이후로 나는 배달비를 조금이라도 아끼려면 배달 앱 이벤트, 픽업, 친구와의 공동구매를 최대한 활용하는 법을 연구하게 됐다. 자취생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할 수밖에 없을 거다. 월세 내고 나면 진짜 돈 아끼기가 쉽지 않다니까.
그리고 그날 저녁, 배달 온 치킨을 뜯으면서 문득 든 생각. 이 모든 노력과 절약이 결국 다음달 월세 내고 나서 또 반복될 거라는 사실에 살짝 웃음이 나왔다.
그래, 자취생 인생이란 게 그런 거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