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연애 상담하면서 오히려 웃음 참기 힘든 상황
내 친구가 갑자기 “야, 너 내 연애 상담 좀 들어줘!”라길래 무슨 대단한 고민인가 싶어서 진지하게 자리에 앉았다. 근데 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내 웃음 참는 게 얼마나 힘든지 몰라. 보통 연애 상담이라고 하면 보통 진심 어린 조언이나 고민거리가 나오기 마련인데, 이건 뭐…
내 친구가 첫 마디부터 "그 애가 나한테 문자를 안 읽었대! 완전 무시하는 거 아니냐"고 하길래, 나는 “그래서? 네가 보낸 문자에 뭔 내용이었는데?”라고 물었지. 그랬더니 갑자기 걔가 보낸 메시지가 너무 웃긴 거다. "오늘 점심 뭐 먹지? 나만 혼자 밥 먹기 좀 그렇네" 이런 걸 보냈단다.
내가 그걸 듣고 ‘이게 연애 고민이라고?’ 싶어도 꾹 참았다. 사실 연애 초기에 그런 사소한 게 그렇게 신경 쓰이긴 하지. 그런데 친구는 그걸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표정이 점점 진지해지는 거다. 나는 안 그래도 입꼬리가 올라가는데, 절대 티 내지 않으려고 애썼다.
친구는 이어서 “근데 내가 봐도 너무 오바 같긴 한데, 그 쟤가 내 문자에 답장 안 해놓고 인스타는 계속 올리고 있더라? 이게 무슨 신경전인가?”라고 말하길래, 나는 속으로 ‘이거 완전 드라마 한 장면 같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말하면 답장 안 하는 거 그냥 바빠서 그럴 수도 있는데 내 친구는 그걸 고도의 심리전으로 해석하는 거다.
그러면서 갑자기 내게 "너 같으면 어떻게 할래?"라고 묻는데, 나는 순간 “그냥 한두 번 더 물어보고 답 없으면 다른 사람 만나는 게 낫지 않냐”라고 했더니, 친구가 너무 반발하는 거다. “뭐? 그런 말 쉽게 하네? 내 마음이 어디 그리 쉽게 바뀌니?”
그 모습을 보면서 내가 웃음을 터뜨릴 뻔 했는데 참았지. 그러고 나서 친구는 갑자기 큰소리로 “근데 진짜 궁금한 게, 왜 걔는 내 문자를 안 읽는 걸까?”라며 혼자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옆에서 슬쩍 ‘내가 대답해줄까?’ 하고 했더니 걔는 또 갑자기 엄청 진지해지면서 나한테 조언을 구하더라.
그래서 대충 “그냥 바쁘거나, 너랑 대화하는 게 그리 재미없거나, 아니면 그쪽이 단체 채팅에서만 잘 노는 걸지도” 하고 말해줬다. 친구는 듣고 나서 “으하하, 너 진짜 현실적이다”라면서 웃는데, 나도 모르게 빵 터질 뻔했다. 진짜 웃음 참기 힘들었음.
마지막에 친구가 “그래도 내 감정이 어떤지 너도 좀 이해해줘”라면서 좀 짠한 표정을 짓는데, 그때서야 나도 마음이 좀 놓였다. 어찌 됐든 사랑이라는 게 어느 정도 웃음과 눈물이 같이 가는 거구나 싶었다. 친구가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에 진지한 척 조언도 해주고 말이다.
결국 상담이 끝나고 나서 나는 몰래 커피 마시면서 혼자 웃겼던 순간들을 떠올렸다. 사람 마음이 참 신기하다. 한참 웃기려고 하는데, 그 마음을 이해하면 어느새 웃음이 눈물이 되고, 다시 피식 웃음이 된다. 내 친구 연애 상담하면서 오히려 웃음 참기 힘든 상황, 이게 바로 인생 아닌가 싶다.
그래, 다음에 또 연애 상담해달라고 하면… 그땐 좀 더 강한 웃음 참기 훈련부터 해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