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산책 중 만난 이상한 동네 개 이야기
동네 산책 중에 갑자기 나타난 그 개, 정말 이상했어. 보통 산책할 때면 그냥 지나치던 개들이 다가와서 꼬리 흔들고 하는데, 이 개는 뭔가 달랐거든.
처음 봤을 땐 그냥 평범한 중형견 같았어. 근데 가까이 가보니까 전혀 짖지도 않고, 꼬리도 살랑대지 않고 그냥 멍하니 서 있더라고. 그래서 ‘아, 좀 무신경한 녀석인가 보다’ 했는데, 그게 아니었어.
더 이상한 건 그 개가 내 눈치를 보면서 계속 내 뒤만 쫓아오는 거야. 내가 걸으면 걷고, 멈추면 멈추고. 근데 뒤에서 따라오는 게 너무 조용해서 발소리도 안 들릴 정도였어. 그냥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다녔지.
처음엔 ‘어, 이 녀석 집에서 벗어난 건가?’ 싶었는데, 주변을 둘러봐도 주인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 없더라고. 동네 사람들도 별로 못 본 눈치더라고 해서 궁금증이 확 커졌지.
그래서 한참을 같이 걷다가 어느새 내가 근처 공원 입구에 도착했는데, 이 개가 갑자기 멈춰 서더니 공원 쪽을 아주 진지하게 바라보는 거야. 뭔가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처럼 말이지.
그때부터 내 취재 본능이 발동했지. ‘이 녀석, 뭔가 알려주고 싶어 하는 거 아니야?’ 싶어서 산책하던 길을 살짝 벗어나서 개가 가리키는 쪽으로 천천히 걸었어. 근데 그쪽에 뭐 대단한 건 없고, 그냥 오래된 벤치와 쓰레기통 몇 개가 놓여 있는 평범한 공원 구석이었어.
그런데 그 개가 갑자기 벤치 밑에 코를 넣고 킁킁거리더니, 나한테 마치 ‘여기 봐’ 하는 듯이 눈치를 주는 거야. 그래서 자세히 봤는데, 벤치 밑에 고장 난 리모컨 장난감이 하나 버려져 있었어. 헐, 이게 뭐람.
내가 그걸 주워서 살펴보는데, 갑자기 옆에서 그 개가 꼬리를 살짝 흔들면서 옆에 앉아 있는 거야. 뭔가 작전 성공한 듯한 표정으로. ‘이상한 동네 개’라더니, 사실은 이렇게 동네 구석구석 버려진 것들을 알려주는 수위 역할을 하는 녀석인가 싶기도 했어.
이후로도 그 이상한 개는 가끔 나를 따라다니는데, 매번 이상한 거리를 나한테 소개시켜줘. 이번엔 어떤 집 앞에 버려진 낡은 우산, 또 다음번엔 누구 집 담벼락에 걸린 귀여운 고양이 그림까지. 그 모습이 어쩐지 웃기면서도 묘하게 정겹더라고.
그래서 산책길마다 그 개를 기다리게 됐어. 그냥 지나치는 것보다 이렇게 ‘이상한 동네 개’와 함께 동네 구석구석을 보는 게 요즘 나의 작은 재미가 됐지. 아마 이 개가 동네 비밀요원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니까.
결국 오늘도 동네 산책을 하면서 그 친구가 어디서 나타날지 기다리고 있는데, 왠지 오늘은 또 어떤 특별한 걸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돼. 뭔가 이상한데 사랑스러운 그 녀석 덕에 산책이 더 즐거워졌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