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중 이별 통보 대신 웃긴 변명 들은 썰
“우리 좀 쉬자.” 갑자기 날 벽 앞에 세우고 이렇게 말하는 그녀를 보면서 난 도대체 무슨 일인지 감을 잡지 못했다. 근데 그날 내가 들은 이별 통보 대신 나온 변명이 진짜... 듣도 보도 못한 신박함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사실 이별 통보라는 게 보통은 대놓고 “너랑 안 맞겠어”라든가 “내 마음이 변했어” 같은 멘트가 기본 아니던가? 근데 그녀는 달랐다. 갑자기 내 눈을 똑바로 보더니 “너 내 꿈에 자꾸 나와서... 잠을 못 자겠어”라더라. 꿈 때문에 이별 통보라니, 진짜 어이없으면서 웃겼다.
그래서 내가 “뭐? 꿈에 내가 나온다고?” 하고 놀랐더니, 단호하게 “응, 네가 자꾸 이상한 행동을 해서 도저히 참을 수 없어”라는 말이 나왔다. 듣고 보니 꿈속에서 나는 갑자기 랩을 하거나 춤을 추다가 당황스러운 상황을 연출하고 있단다. 꿈 해몽이라도 하나 해봐야 하나 혼자 속으로 웃음이 터졌다.
나는 원래 진지한 타입이라 그때 당황스러웠던 것도 있지만, 솔직히 그녀가 이렇게 웃기게 변명을 하니까 그 순간의 무거움이 확 풀렸다. 나도 “그래서 그게 이별의 이유냐”고 반문하니까, 그녀는 또 진지하게 “이별 통보가 아니라 꿈에서의 퇴출 명령이야”라고 말해, 이 상황 자체가 코미디 한 편 같았다.
그 뒤로도 그녀의 변명은 이어졌다. “내가 술 먹고 집에 갔는데 네가 꿈에 나와서 갑자기 신발을 신고 욕실에서 뛰어다니는 거야. 그걸 어떻게 참으라고...” 라면서 은근히 자기는 피해자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걸 들으면서 나는 도대체 무슨 꿈을 꿔야 저런 상황이 나오는지 궁금해지더라.
이쯤 되니 나도 반격을 하고 싶어져서 “그래, 그러면 나도 꿈에서 만나자. 그리고 다음엔 너 꿈속에서 내가 고양이로 변해있으면 어쩌려고?” 했더니 그녀가 빵 터졌다. 꿈속 고양이라니, 생각만 해도 웃기다면서 오히려 분위기 풀어진 게 어찌 보면 신의 한 수였다.
그날 이후로 우리는 결국 헤어지긴 했는데, 그 이유가 무슨 철학적 고민이나 감정의 골 때문이 아니라 꿈속의 이상한 행동들 덕분이라니 나름 추억으로 남게 됐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한데, 그때는 진짜 “어떻게 이렇게 변명을 하지?” 싶으면서도 웃음 참고 대화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역시 연애란 게 무슨 드라마나 영화처럼 멋지고 로맨틱한 순간만 있는 건 아니라는 걸 느꼈다.
솔직히 이별 통보 대신 ‘꿈에서의 행동’을 이유로 듣는 사람은 아마 나뿐일 테니, 나중에 누군가 비슷한 황당한 이유를 들으면 그나마 용기 내서 웃어 넘길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사람 마음은 예측 불가라는 말 실감하며, 오늘도 누군가의 꿈에선 내가 이상한 행동 중일 테니까 말이다.
아무튼 그날 들은 이별 변명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이래서 연애는 웃음과 눈물이 함께 공존하는 판타지인가 보다. 다음 꿈속에서는 좀 멋있게 등장해보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