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회식 자리에서 갑자기 터진 그날의 사건
회사 회식 자리에서 갑자기 터진 그날의 사건, 아직도 생각하면 입가에 웃음이 맴돈다. 딱 보통의 월요일 업무를 끝내고, 다들 지친 몸을 이끌고 모인 회식 자리였다. 상사부터 신입사원까지, 어디 회사 회식이 다 그렇듯 술잔 돌리고 고기 굽는 소리, 옆자리 이야기 소리로 시끌벅적했다.
그때 갑자기 우리 과장님이 한마디 던졌다. “우리 이참에 각자에게 닉네임 하나씩 붙여보자.” 순간 다들 빵 터졌다. 평소 딱딱하고 무뚝뚝한 분이 이렇게 장난을 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분위기가 확 달아올랐다. 신입도, 대리도 자기 닉네임을 생각하느라 머리를 싸매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우리 팀 막내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럼 과장님은 닉네임이 뭐가 좋으세요?” 과장님은 잠시 고민하는 척하다가 갑자기 “난 그럼 ‘불도저’!”라고 선언했다. 다들 왜 그런지 물으니 “내가 일을 그렇게 밀어붙인다는 뜻이지”라고 했다. 그 말에 여기저기서 웃음과 함께 고개 끄덕임이 이어졌다.
그런데 회식이 한창 무르익을 무렵, 사건은 터졌다. 우리 팀 부장이 갑자기 고기를 뒤집다가 손에서 젓가락이 미끄러져서 테이블 위에 있던 그릇들을 잔뜩 넘어뜨린 것이다. 다들 순간 멈칫했는데, 부장님 표정은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나도 모르게 킥킥 웃음이 나왔다.
“괜찮아요 괜찮아!” 하면서도 부장님은 표정 관리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리고는 어색해진 분위기를 달래려고 한마디 던졌다. “야, 이게 다 ‘불도저’ 과장 탓이야!” 그러자 과장님은 펄쩍 뛰면서 반격을 시작했고, 어느새 우리 회식 자리는 닉네임 전쟁터가 되어 있었다.
그 와중에 신입은 갑자기 자기 닉네임을 제대로 못 정해서 “저는 ‘복불복’!”이라고 외쳤다. 이유는 매번 운에 맡기는 성격이라서라는데, 그 말 나오자마자 부장님 사건까지 다 복불복처럼 느껴졌다. 웃음 소리가 더 커졌고, 회식 분위기는 한층 더 유쾌해졌다.
우리 팀 대리는 “나는 ‘눈치왕’으로 할게요”라며 웃었고, 다들 자기 닉네임에 대해 한참 이야기 나누다가 자연스레 팀원 간에 평소 못 했던 농담들도 많이 나왔다. 평소 카리스마만 뿜뿜하던 과장님도 이날은 너무 편안해 보여서 나도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회식 자리가 꽤 늦게까지 이어졌지만, 내 기억 속 그날의 가장 큰 수확은 다름 아닌 ‘불도저’ 과장과 ‘복불복’ 신입이 만들어 낸 예기치 않은 웃음폭탄이었다. 평소 엄격하기만 했던 동료들이 조금은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고 할까.
끝나고 돌아오는 길, 나는 문득 생각했다. 회식이라는 게 그냥 술자리 그 이상의 의미가 있구나. 평소 직장 생활에 지친 우리에게는 이렇게 작은 사건 하나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된다는 걸 말이다.
그리고 아직도 가끔씩 ‘불도저’ 과장님 앞에서는 조심스럽게 젓가락을 잡게 된다는 건, 그날의 조용한 비밀로 남겨두기로 한다. 피식, 역시 회식 자리에서 터진 사건은 늘 뜻밖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