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에서 산 가전제품이 갑자기 고장 난 이유
당근마켓에서 산 가전제품이 갑자기 고장 난 이유를 알게 된 건, 솔직히 말하면 좀 황당했다. 원래는 저렴하게 잘 쓰려고 했던 전자레인지였는데, 이게 며칠 사용하니까 갑자기 버튼이 안 눌리더라고. '아, 이거 고장인가 보다' 싶어서 판매자한테 연락했는데 답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혼자 분해라도 해볼까 하고 조심스레 뒷면 나사를 풀었는데, 너무 신경 써서 만지니까 플라스틱 부품 일부가 확 부러지는 거다. '이런, 이러면 더 큰일 나겠네…' 하면서 다시 끼우는데 아무래도 이상했다. 혹시나 싶어 안을 더 자세히 봤더니, 뭔가 낯선 게 하나 보였다.
뭐냐면, 전자레인지 내부에 작은 쥐똥 같은 덩어리가 있었는데, 그것이 분명히 쥐똥이었다. '뭐야, 이게 왜 여기 있어?’ 싶어서 주변을 보니 케이블 사이에 쥐 먹고 남긴 흔적도 살짝 있었다. 아마 전 주인이 가전 내부까지 깔끔하게 청소를 안 한 모양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 쥐똥 덩어리가 버튼 고장과 연관이 있을까? 그래서 인터넷 찾아보니까, 실제로 쥐가 전자제품 안에서 배선을 씹으면 회로 접촉 불량이 생긴다고 하더라. 나는 이걸 보고 ‘아, 이거 진짜 쥐가 전자레인지 안에 들어와서 고장 낸 거구나’ 했다.
판매자를 다시 연락하려고 했는데, 이미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당근마켓에 리뷰는 어떻게 쓰나 싶어 들어가 봤더니 판매자 프로필도 이미 사라져 있었다. 뭐, 이왕 산 거니까 AS 센터 가서 고치면 되지 하고 전자레인지 AS센터에 맡겼다.
AS 담당자는 내 말을 듣더니 "이 정도면 쥐가 직접 씹어서 고장 난 게 확실하네요"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분 말로는 쥐 때문에 고장 나는 가전제품이 의외로 많다면서, 특히 겨울철에 난방 때문에 따뜻한 곳에 쥐들이 몰린다고 했다. 나는 갑자기 이사가 또 걱정됐다.
가전제품 상태를 보면 이래서 중고 가전은 진짜 잘 봐야 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사진과 설명만 믿고 무조건 싸다고 사는 건 위험한 거였고, 무엇보다 내부 청결 상태는 직접 확인이 어려우니 아주 조심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어쨌든 이번 사건 덕분에 앞으로는 당근마켓에서 가전제품 살 때 더 꼼꼼히 물어보고, 가능하면 직접 보고 사는 게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왕이면 너무 저렴한 건 의심하는 습관도 들여야겠고.
근데 진짜 웃긴 건, 그 전자레인지 수리비가 새 제품 사는 것보다 거의 비슷하게 나왔다는 거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당근마켓 가전 살 때는 쥐똥 안 넣었는지 꼭 확인하라”는 짤방 하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처음엔 ‘저렴하게 잘 샀다’고 좋아했지만, 결국 쥐똥이 가격보다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줄 누가 알았겠나. 다음에는 그냥 “이거 새 제품이랑 뭐가 다르냐”며 고민 없이 새것 사는 내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웃픈 사연이 생기니, “쥐도 가전 쓰는 시대구나” 싶은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