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방 소파에서 그만 잠들어버린 이유
어느 날 퇴근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자취방 소파에 앉자마자 눈꺼풀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잠깐만', 하면서 누웠는데, 그만 그 소파에서 잠들어버리고 말았다. 침대는 분명히 따로 있는데, 몸은 왜 하필이면 그 낡은 소파에 누워있는 걸까?
사실 소파는 처음부터 편한 존재가 아니다. 쿠션 하나는 푹 꺼져서 엉덩이가 금방 아프고, 등받이 각도는 적당히 기울어져서 자려면 자세를 계속 바꿔야 한다. 그런데도 그날따라 소파가 유독 따뜻하고 포근하게 느껴졌다.
퇴근길 버스에서부터 약간 피곤하긴 했지만, 뭐 그래도 집에 와서 바로 자는 건 좀 아깝다고 생각했다. 유튜브 한 편 보고, 간단히 저녁 먹고, 설거지하고, 그리고 나서 소파에 앉아 TV를 틀었는데 눈이 감겼다. 이게 시작이었다.
눈을 떴을 때는 이미 한밤중. 등받이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는데, 목은 뻣뻣하고 온몸이 뻐근했다. 뭘 잘못한 걸까? 다리를 한동안 꼬고 있었던 거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왼쪽 다리가 저린 게 멈추지 않았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소파 숙면(?)의 부작용이 시작되었다. 일어나려 하는데 몸이 잘 움직이지 않아서 허우적거렸고, 그 와중에 소파 쿠션 틈새에서 먼지뭉치가 잔뜩 나오면서 기침도 연달아 터졌다. 한마디로 '자취방 소파'가 내 작은 지옥이 된 순간이었다.
다음 날 아침, 겨우 침대로 옮겨 누웠지만 온몸의 피로감과 목 통증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래도 그날 저녁엔 절대 소파에 앉지 않았다. '아, 내 몸은 자꾸 천장을 보는 걸 원해!' 하면서 침대 위에서 꿀잠 자려 애썼다.
하지만 그날 밤, 갑자기 소파가 불현듯 생각났다. 조용한 밤에 혼자 TV 보면서 편하게 누워있던 그 순간 말이다. 뭔가 소파가 나를 부르는 것 같았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줘봐' 하는 듯이.
이후로도 몇 차례, 스트레스 받거나 몸이 피곤할 때면 또 소파에 기대게 됐다. 물론 매번 잠들고 나면 후회는 기본이고, 소파와의 전쟁도 계속됐지만 웃프게도 그 소파가 없는 집은 상상할 수 없게 됐다. 자취방 소파, 내 인생의 복잡한 감정 덩어리.
결국 자취 생활 초보인 나는 깨달았다. 침대가 편하긴 하지만, 소파는 내 감성에 맞는 작은 쉼터라는 것. 다만 앞으로는 소파에서 잠드는 건 진짜 조심해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매번 고생하는 걸 알면서도 자꾸 그 유혹에 넘어가는 게 인간인가 보다.
음… 그러고 보니 요즘도 가끔 그 오래된 소파에서 눈이 감길 때가 있다. 그러니 말이다, 자취방 소파에서 그만 잠들어버린 이유는, 어쩌면 나 자신도 모르는 쓸쓸한 위로가 있어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