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 CCTV 3시 방향에 나타난 희미한 인물
지난 주 금요일 밤, 내가 일하는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이상한 걸 발견했다. 퇴근하고 차를 찾으려고 CCTV 모니터를 보는데, 3시 방향에 희미하게 사람인지 뭔지 모를 형체가 어른거리는 거다. 처음엔 화면 흔들림인 줄 알았다. 지하주차장 CCTV가 오래돼서 가끔 노이즈가 끼거든.
근데 자세히 보니까 그건 분명히 누군가가 서 있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너무 희미해서 얼굴도 잘 안 보이고, 움직임도 거의 없었다. 마치 그 공간에 있는 것 같지도 않고, 화면에 겹쳐진 것처럼 이상했다. 마침 그 시간엔 지하주차장에 나 혼자밖에 없었다는 걸 내가 직접 확인한 터라 더 소름 끼쳤다.
그래서 CCTV 기록을 다시 돌려봤는데, 3시 방향에 그 인물이 10분 가까이 계속 서 있었다. 움직임은 거의 없더라. 근데 왜인지 그 존재가 화면 안에서 점점 흐려졌다가 다시 또 나타났다를 반복했다. 누군가 감시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
애초에 CCTV는 보안 목적으로 설치된 건데, 누군가가 나타난다면 누군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그날 같이 일하던 동료한테도 보여줬는데 “이거 중간에 뭔가 합성이 된 거 아니냐, 아니면 카메라 자체 고장 아니냐”고 했지만, 나는 그게 단순 고장 같진 않았다.
그 인물은 옷차림도 이상했다. 너무 흐릿해서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뭔가 오래된 옷을 입은 것처럼 보였다. 마치 80~90년대 스타일 같은데, 그 시절 주차장 구조와 CCTV 위치하고는 안 맞는 느낌이었다. 이게 내 착각인가 싶기도 했지만, 머릿속에 자꾸 떠오르는 거다.
다음 날 바로 관리사무소에 연락해서 CCTV 원본을 확인해보자고 했는데, 이상하게도 그 시간대 영상 일부가 삭제되어 있었다. 누군가 고의로 지운 게 분명했다. 그걸 알게 된 순간, 무섭기도 하고 누군가가 뭔가를 숨기려 한다는 생각에 더 소름이 돋았다.
내가 일하는 건물 오래된 기록을 찾아보면, 예전에 지하주차장 근처에서 사고가 있었던 걸 알게 됐다. 어느 한밤중에 차에 치여 숨진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보안카메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때라 기록도 희미했다.
그 인물이 혹시 그 사고자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지하주차장 CCTV 3시 방향에 나타난 희미한 인물, 그게 그냥 노이즈인지, 아니면 뭔가 전해지고 싶은 신호인지 헷갈린다. 차를 타고 돌아서면 그 위치에서 항상 등 뒤가 서늘하다.
가끔 혼자 퇴근할 때면 CCTV 화면을 일부러 다시 확인한다. 그 인물이 다시 나타난다면 그날처럼 오래 서 있지는 않던데, 마치 누군가 보고 있다는 느낌을 주려는 것 같기도 하다. 마음을 가라앉히려 해도 잘 안된다.
나는 아직도 그 인물이 누구인지, 왜 나타나는지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지하주차장 3시 방향에 비치는 그 희미한 형체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무언가라는 거다. 다음에 또 나타나면, 그때는 차라리 누군지 확실히 보고 싶다.